북한이 최근 우리 영토 700여 곳에 1600여 개의 오물풍선을 날렸다. 대남 살포물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다. 남북은 이후 강대강 심리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의 날’(6월 25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를 통해 “최악의 관계 속에서 북한에 대한 우리의 마음도 예전과 달리 매우 차가워졌다”며 “요즈음의 남북 관계는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위기”라고 밝혔다.
최근 3차례에 걸친 오물풍선 사태 이후 정부는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시켰다. 대북 확성기도 다시 틀었다. 우리 군은 비상 대응체계에 들어간 상태로 알려졌다. 오물풍선 이전에 우리 쪽에서 띄운 대북 전단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펴보진 않았지만, 분명한 것은 계속 서로 뺨을 때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단과 풍선으로 불거진 남북관계 경색은 이렇다 할 계기를 마련하지 않는 이상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담화 표현대로 남북은 ‘헤어질 결심’만 작정했지, ‘다시 만날 결심’은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같은 언어를 쓰는 한민족이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남북 양측이 평화와 화해를 지향하느냐이다.
예수님은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마태 5,39-40)고 하셨다. 폭력을 포기하기보다 더 큰 앙갚음을 하는 우리 세태를 다시 돌아봐야 할 듯하다.
한국 교회 신자들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밤 9시 주모경 바치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 신자가 이런 말을 했다. “저는 김정은을 위해서도 기도합니다. 그 사람의 마음을 평화로 돌려달라고요.” 기도는 바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