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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도재진 바오로(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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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최근 유명 예능 야구프로그램에서 한 대학생 선수의 성장기를 통해 이 말의 진가를 확인했다.

경기 중 선수가 실수하자 감독이 크게 질책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됐다. 선수가 훈련 때 경기장에 나왔지만, 감독은 ‘집에 가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선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비를 맞으며 3시간 넘게 홀로 경기장을 뛰었고, ‘야구가 자신의 인생에서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절실함을, 자신이 성장할 수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사실 감독의 ‘집에 가라’는 말은 ‘기다리면서 생각하라’는 뜻이었다. 선수가 실수를 통해 깨닫고 성장하길 바랐고, 야구에 대한 절실함을 느끼길 원했다. 선수의 마음을 알게 된 감독은 더욱 애정 어린 마음으로 그를 지도했고, 마침내 프로야구팀에 입단하게 된다. 선수의 절실함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

최근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에서 만난 경계선 지능인 청년들에게서도 절실함과 성장 가능성을 봤다. 지능지수(IQ)가 71~84인 경계선 지능인들은 장애와 비장애 사이에 있다. 또래보다 정신연령이 낮고 학습능력·어휘력·인지능력·이해력·대인관계를 비롯해 사회적 지식을 습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같은 일을 하는데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실패와 좌절도 자주 경험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에서 만난 청년들은 자신을 틀 안에 가두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었다. 느리지만 한 발 한 발 내딛겠노라고, 틀려도 다시 한 번 해보겠노라고. 한 청년이 이런 말을 했다. “어른이 되고 싶어요.” 세상에서 홀로 서고자 하는 청년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비 온 뒤에 땅은 반드시 굳어진다. 비를 맞은 청년들의 땅이 단단히 굳어지길, 단단한 땅 위에 청년들이 어른으로서 우뚝 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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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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