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해외에 사는 동포들에게 한국어 교육은 뿌리를 지키는 시작점인데요.

호주 멜번 한인성당은 한글학교를 운영하며 한국어 교육과 선교에 앞장서고 있다고 합니다.

전은지 기자가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호주 멜버른 외각에 위치한 웨이블리 한글학교.

주일 아침인데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교실을 가득 메웠습니다. 

학생들은 퀴즈를 풀겠다며 번쩍 손을 드는가 하면, 친구들 앞에서 자신있게 숙제를 발표 합니다. (0022 + 0020)

다 함께 한글 단어를 사용하며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1991년 처음 문을 연 이곳은 호주 멜번 한인성당이 운영하는 한글학교입니다.

성당 교우 자녀들의 한글교육을 위해 설립한 학교엔 이제 유아반부터 성인반까지 학생 2백 여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과거 현지 동화를 위해 영어 교육에만 집중하던 동포들도, 자녀들에겐 정체성의 기반인 한국어 교육을 적극 권하고 있습니다.

<조영애 요안나 / 호주 웨이블리 한글학교 교장> 
"동포자녀들에게 중요한 것은 정체성 확립인 것 같아요. 한글을 배우면,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는데 가장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그런 걸 교육해 줘야 되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을 부모님들이 확실히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이민 오면 어느 학교보다는 한글학교에 등록하는 부모님들이 계시고요."

자신들의 뿌리를 지키고 싶은 학생들은 한국어를 배우며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우윤경 / 웨이블리 한글학교 2학년>
"엄마랑 아빠랑 한국에서 살았으니까 제가 한국말로 말할 수 있어서. 엄마랑 아빠랑"

<전지용 루카 / 웨이블리 한글학교 6학년> 
"제가 한국사람이니까 당연히 한국어를 배워야 되고, 한글학교 오면 친구들이 와서 재미있어요. 한국 가서 거기에서 사람들이랑 얘기도 많이 하고, 그렇게 할래요."

웨이블리 한글학교의 한국어 교육은 선교로도 이어집니다.

호주 멜번 한인성당은 한글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주일학교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학생들은 한국어 수업이 끝난 후, 자연스레 성당으로 가서 주일학교와 미사에 참여합니다.

<김일섭 베드로 / 호주 멜번 한인성당 사목회장> 
"선교적인 측면에서도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던 비신자들이 친구를 따라 성당 주일학교에 참여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미사에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천주교 신자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호주 멜번 한인성당은 한글학교를 주축으로 성경교육을 하는 등 앞으로도 선교에 앞장설 예정입니다.

먼 이국땅에서 뿌리와 신앙을 지키려는 교우들의 노력이 호주 지역사회에 새로운 한류를 만들고 있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