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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회, 끊임없이 죽음의 문화에 맞서 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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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가 경기도청에 마련된 아리셀 화성 공장 화재 희생자 합동분양소를 찾아 조문하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했다. 이 화재로 23명이 목숨을 잃었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안전 교육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고 비상구가 어딨는지도 몰랐다”는 근무자들의 주장이 속속 나오고 있다. 불행히도 우리 사회에서 이런 참사가 너무나 자주 반복되고 있다.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이러한 비극은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의 관계 단절에서 기인한다. 사회에 만연한 인명경시풍조와 물질우선주의가 빚은 결과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사실 생명을 경시하고 물질을 우상화하는 죽음의 문화는 세상에서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 뿌리가 깊고 넓다. 따라서 이러한 비극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선 복음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 세상과 인간을 소통하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 표징을 읽어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참행복 선언’(마태 5,3-12)을 통해 새 세상과 새 인간상을 제시하셨다. 예수님은 정말로 가난하고, 온유하고 겸손하며, 마음이 깨끗한 분으로 평화를 이루시며 하느님을 위해 고통당하시는 당신의 삶을 세상살이의 새로운 기준점으로 삼으셨다. 이 기준점으로 교회는 누구보다 가난한 이들과 사회 약자를 우선으로 돌봐야 한다. 성경은 우리에게 가난한 이들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이 도래한다고 가르친다.

따라서 교회는 반복되는 참사와 사회 약자의 무고한 희생에 침묵해선 안 된다. 주교회의 의장이 한국 교회를 대표해 조문하는 것으로만 그쳐선 안 된다. 끊임없이 죽음의 문화에 맞서 싸워야 하고, 사회 약자들이 품위 있게 살고 아무도 배척당하지 않도록 나서야 한다. 이것이 교회가 걸어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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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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