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구요비 주교)가 내년 「기해·병오박해 자료집」을 발간하기로 했다. 1925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비오 11세 교황에 의해 한국 순교자 79위(기해박해 70위·병오박해 9위)가 시복된 지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미 자료집이 나온 신유·병인박해와 달리 기해·병오박해 사료를 책으로 정리하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집은 기해박해(1839년)부터 병오박해(1846년)까지 형조와 포도청 등 정부기관 자료 위주로 구성된다. 신문 기록과 함께 기관들이 주고받은 각종 지시·보고 내용을 번역한 후 상세한 주석을 달 예정이다. 주요 인용 사료는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일성록」·「비변사등록」 등이다.
이 자료집은 순교자현양위원회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순교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1996년부터 펴낸 「한국 순교자 연구 총서」 16번째 책이다. 2022년 「사학징의 2권」과 「눌암기략」·「송담유락」을 내놓은 지 3년 만에 선보이는 신간이다. 앞서 현양위는 1997년 「조선왕조실록 천주교사 자료집」과 「고종실록 천주교사 자료집」을 출간한 데 이어 1999년 「정조시대 천주교사 자료집」·「신유박해 자료집」, 2001년 「사학징의 1권」을 발행했다.
「기해·병오박해 자료집」을 기획한 순교자현양위 부위원장 원종현 신부는 “이 책이 나오면 박해 시대 한국 교회사 기본 자료는 거의 다 정리될 것”이라며 “한문을 읽는 데 어려움이 있는 교회사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순교자현양위원회는 이달 중 「기해·병오박해 자료집」 발간 작업에 참여할 번역·주석 전담 연구자를 모집한다. 자세한 사항은 현양위원회 홈페이지(www.marytrs.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