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교구는 4일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자원동 140-2 현지에서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6·25전쟁 당시 끝까지 성당을 지키다 순교한 ‘하느님의 종’ 진 야고보(James Maginn, 1911~1950,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신부의 순교터를 축복하고 동상 제막식을 거행했다.
한국 교회가 시복을 추진 중인 진 야고보 신부는 1911년 11월 미국 몬태나주에서 태어나 1935년 12월 성골롬반외방선교회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선교사로 1936년 한국에 입국해 1949년 10월 삼척본당(현 성내동본당) 초대 주임 신부로 사목을 펼쳤다. 진 신부는 6·25전쟁 발발 직후에도 “신앙으로 무신론자와 맞서야하며, 공산주의자들에게 하느님의 신앙을 증거하기 위해 최후의 순간까지 성당을 지켜야 한다”며 피난을 권유하는 신자들의 요청을 뿌리치고 끝까지 본당을 지키다 1950년 7월 4일 북한군에 의해 순교했다.
원주교구 성내동본당은 삼척시로부터 받은 자원동 하천변 740㎡ 부지에 진 야고보 신부의 동상과 진 신부의 일대기를 담은 105m 길이 대형 벽화를 설치해 순교터를 조성했다. 교구는 이날 기념식수도 했다. 순교기념비에는 ‘한국전쟁 순교자 진 야고보 신부’라는 문구 아래 약력과 함께 ‘삼척지역에 천주교회의 초석을 놓으시고 한국전쟁 때 주님을 증거하며 목숨을 바치신 진 야고보 신부님의 고귀한 삶과 순교를 길이 기리고 본받기 위하여 교우들이 정성을 모아 이 상을 세움’이라고 새겨졌다.
조규만 주교는 강론에서 “진 야고보 신부님이 돌아가신 날을 맞아 순교터 축복식과 동상 제막식을 하게 됐다”면서 “진 신부님은 사제가 하느님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당신의 죽음을 통해 보여주신 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주교는 “우리는 늘 다른 사람의 고통을 생각한다고 말하지만, 그 고통이 나한테 왔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희생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훈련되어 있지 않다면 어려울 것”이라며 “진 신부의 시복시성을 위해 더욱 기도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