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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문서고에 외계인 기록이 있냐고요?

초자연 현상 연구자들, 문의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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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미 애리조나주 세도나 외곽 사막에서 야간투시경을 쓰고 미확인비행물체(UFO) 흔적을 찾고 있다. OSV


외계 생명체와 초자연적 현상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바티칸 사도문서고의 문을 계속 두드리고 있다. 미확인비행물체(UFO)와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바티칸문서고 어딘가에 자신들의 연구를 뒷받침할 결정적 기록물, 이를테면 교황 수기나 대통령 편지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문서고는 서가를 모두 이으면 길이가 85㎞에 달하는 역사 기록물의 보물창고다.

연구자들의 문의는 지난해 데이비드 그루쉬 전 미국 국가정찰국장이 의회 청문회에서 바티칸이 외계인 비밀 은폐에 관여했다고 증언한 이후 부쩍 증가했다. 그는 하원 소위원회 미확인공중현상(UAP) 청문회에 출석해 “비오 12세 교황이 1933년 무솔리니(이탈리아 독재자)가 밀라노 인근 마을에 추락한 UFO를 회수한 것과 관련한 정보를 비공식 경로로 미국에 넘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마르코 그릴리 문서고 담당 비서관은 최근 미 CNS 인터뷰에서 “그루쉬 주장의 진위를 묻는 이메일을 많이 받았는데, 그가 대체 어디서 그 정보를 얻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이메일을 빌라도(예수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로마 총독)나 성모 마리아의 개인 편지를 읽어 달라는 요청에 비유한 뒤 “그냥 웃어넘긴다”고 말했다.

바티칸이 UFO나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비밀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는 의외로 많다. 미국 종교학자 다이애나 파술카는 저서 「American Cosmic」에서 “둥둥 떠서 방으로 들어오는 둥근 물체(orbs)를 목격한 수녀들의 증언과 공중을 날아다니는 집에 대한 목격담 등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보고서가 그곳에 가득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바티칸 사람들은 문서고 지하실에서 어디를 뒤져봐야 하는지조차 모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게리 놀란 스탠퍼드대 교수는 UFO를 이해할 수 있는 잠재적 보물창고로 바티칸문서고를 지목했다. 놀란 교수는 “바티칸은 초자연적 현상 또는 관련 지식을 축적한 가장 오래된 도서관 시스템”이라며 “문서고는 신비주의와 깊은 진실의 느낌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읽는 방법만 알면 그 정보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문서고의 답변은 한결같다. “기적에 관한 기록은 있지만, 외계인과 관련된 기록은 없다.” 이 공식 답변을 거듭 강조한 그릴리 비서관은 “비생산적인 시도를 하지 말아 달라”고 연구자들에게 당부했다.

연구자들은 외계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가톨릭교회에 복잡한 신학적 질문을 던진다고 말한다. 인간과 유사한, 또는 지적 능력이 월등히 뛰어난 생명체가 출현하면 교회는 매우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스도교는 하느님이 창조한 지적 피조물이 인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바티칸 천문대장 호세 푸네스 신부는 2015년 가톨릭평화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런 흥미로운 주장에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하느님은 우주 만물의 창조주이시다. 우주 속에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그들도 하느님의 피조물이다. 우리가 하느님의 창조를 제한할 수는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외계인 존재 가능성에 관한 한 기자의 질문에 “그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복음을 알려준 뒤 세례를 베풀 것”이라고 응수한 바 있다.



김원철 선임기자 wckim@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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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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