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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금지’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미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새 강령 초안에서 40년간 유지해온 ‘낙태 금지 지지’ 문구 삭제… 주 정부에 판단 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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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첫 대선 토론에서 낙태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OSV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8일 태아의 생명권에 관한 조항을 삭제한 당의 새 강령 초안을 발표했다. 본래 낙태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해왔던 공화당이 새 강령 초안에 그 입장을 대폭 누그러뜨리면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15일부터 나흘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치러지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온 ‘2024 공화당 강령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제목의 강령 초안에는 지난 40년간 명시돼 있던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대신 ‘헌법 제14조에 따라 정당한 절차 없이 누구도 생명이나 자유가 부정돼서는 안 되며, 각 주는 이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낙태에 대한 판단을 개별 주 정부에 맡기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의 민감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낙태 문제를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새 강령 초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에서 작성돼 찬성 84 대 반대 18로 승인됐다.

공화당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원하더라도 태아 생명을 보호하는 연방법은 현실적으로 통과되지 않는다”며 “강령 초안에는 공화당 대선후보로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을 반영해야 하고, 그의 입장은 현실에 기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강령 초안이 발표된 직후 생명단체 내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미국의 대표 프로라이프 단체인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Susan B. Anthony Pro-Life America, 이하 SBA)는 “여전히 공화당이 강력하게 프로라이프를 지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환영했다.

생명을 위한 학생 행동(Students for Life Action)의 크리스티 햄릭 대표도 “수정된 문구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태아를 포함한 모든 생명을 보호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임신 후기에 낙태하는 것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펼치는 기조보다는 친(親)생명적이라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낮은 출산 3개월 전까지 낙태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한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복원하고,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다’는 재선 공약을 내세워 여성 단체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0년간 공화당이 중시해온 ‘생명 보호’라는 정체성이 흐려진다는 것이 이유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새 강령 초안이 공개된 이튿날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공개적으로 비판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성명에서 “새 강령 초안은 생명을 중시하는 수백만 명의 당원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며 “생명에 관한 사안은 개별 주 정부를 넘어 윤리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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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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