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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하느님과 하나님, 교황과 교종

이학주 요한 크리소스토모(신문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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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전 세계에서 오로지 한국 그리스도인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치열한 논쟁이 있다. 우리가 믿는 신, 즉 창조주이신 주님을 ‘하느님’과 ‘하나님’ 중 무엇으로 불러야 하느냐는 문제다. 애초 하느님이든 하나님이든 어원은 똑같다. 天, 즉 하늘이다.

시작은 16세기 최초로 중국 내륙으로 진출한 예수회 선교사들이었다. 미카엘 루지에리(1543~1607) 신부와 마태오 리치(1552~1610) 신부다. 이들은 고대 중국에서 초월적·절대적 존재로 일컫던 ‘상제(上帝)’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상제가 곧 천주(天主)”라고. 19세기 개신교 선교사 레그(1815~1897)도 같은 맥락에서 ‘상제’를 썼다.

한국 개신교도 한동안 상제를 사용했으며, 천주를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그러다 한국인에게 더 익숙한 관념인 ‘하느님(하늘+님)’을 택했다. 애국가에 나오는 그 하느님 맞다. 초기 개신교 성경 판본에 하느님과 하나님이 공존하는 이유는 과거 하늘을 ‘하???’로 썼기 때문이다. 당시 하늘보단 하날로 읽는 경우가 더 흔했다. 1933년 맞춤법이 개정되며 아래아가 사라진 까닭에 하느님이 표준이 됐다. 그런데 개신교 일각에선 이제 하느님은 다른 신이니 쓰면 안 되고, 하나(一)님을 쓰는 게 맞는다고 한다.

한국 교회 안에서 이뤄지는 교황과 교종 논쟁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혹자는 교황은 권위적이고, 교종은 탈권위적이라 다르다고 한다. 황(皇)은 본래 천자만 쓰는 말이다. 황제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성교종주’란 말이 나왔다. 줄이면 교종(敎宗)이다. 성교(聖敎)는 가톨릭을 뜻한다. 종주(宗主)는 고대 중국 제후 중 맹주를 일컫는 말이다. 훗날 천자나 황제로 대체된다. 청 황제도 실록에서 스스로 종주라고 칭했다. 언어에 부여하는 의미만큼 어원도 중요하게 여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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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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