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교회가 오는 26일(현지시간)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을 복음화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스포츠 복음화 프로그램 ‘성스러운 경기(Holy Games)’를 올림픽 기간 진행한다. 과거 보편 교회가 스포츠를 형제애와 평화의 가치를 나누는 신앙 전파의 기회로 활용했던 것처럼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을 맞아 프랑스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복음의 기쁨을 전하기로 한 것이다.
프랑스 주교회의는 파리대교구를 비롯해 파리 인근의 8개 교구 소속 본당 70여 곳이 참여하는 ‘성스러운 경기’를 진행한다. 올림픽·패럴림픽 기간(7월 26일~8월 11일·8월 28일~9월 8일)에 각 본당에서 다양한 언어로 특별미사를 봉헌하고, 각종 신심 행사와 강연·콘서트를 열어 파리를 찾는 많은 이에게 사목적·영적 지원을 제공키로 한 것이다.
프랑스 교회는 ‘성스러운 경기’를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 일찍이 지난해 9월 파리 라 마들렌성당에 ‘운동선수의 성모’로 불리는 기도 장소를 마련해 파리를 찾는 신자들이 묵상과 기도를 바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많은 이가 ‘성스러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에 힘쓰고 있다. 사제와 평신도가 포함된 봉사자들이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에서 10㎞ 정도의 떨어져 있는 다른 교회까지 달리는 ‘파리대교구 교회 투어’, 각 교구 사제들이 참여하는 ‘파테르 컵’ 축구대회 역시 신앙과 스포츠를 알리기 위한 노력이다.
본격적인 ‘성스러운 경기’는 올림픽 개막 전날(25일) 파리 생드니대성당에서 봉헌되는 선수 축복 기도와 기적의 메달 수여식으로 시작된다. 올림픽 기간에는 선수단 숙소에 사제 40여 명이 교대로 머물면서 선수들에게 사목적·영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교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스포츠를 통한 복음화에 주목해 왔다. 특히 비오 12세 교황은 스포츠의 영적 발달 가능성에 주목했다. 스포츠가 용기와 인내·보편적 형제애 등 교회가 중요시하는 가치를 실천하고 배울 기회로 본 것이다. 스키와 등산·카약 등 스포츠를 즐겼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교황청 평신도평의회에 스포츠 사무국을 설치, 교회와 국제 스포츠 단체와 교류를 활성화하며 스포츠를 통한 복음화 운동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스포츠가 평화 구축과 사회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교황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은 평화를 건설하는 장”이라며 “대화와 상호 존중을 통해 갈등이 평화롭게 해소되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준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22년 10월에는 교황청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평화의 길을 따르십시오’란 제목의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교황은 지난 5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스포츠와 영성에 관한 국제회의''에 보낸 메시지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참된 운동선수였다”며 “건전한 경쟁뿐만 아니라 운동선수의 규율과 절제는 종종 고결한 그리스도인의 삶에 비유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