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3일 유세 중 피격됐다. 국내외 언론은 이번 사건을 정치 양극화와 팬덤 현상이 불러온 참사라고 조심스레 진단하고 있다. 정치인이나 그 지지 세력이 팬덤과 분노 정치를 활용하는 행위가 심해질수록 누구든 공격 대상이 되는 폭력과 테러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극단적 증오를 싹 틔우는 죽음의 문화를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지 않는 한이같이 불행한 일은 반복될 것이다.
사실 요즘 우리 국회나 각 정당에서 정치인들이 벌이는 행태는 고려 무신정변이 떠오르게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상대를 힐난하고 모욕한다. 문제는 이런 장면을 여과 없이 고스란히 국민들이 지켜보고, 편향적인 소셜 미디어들이 극단적인 분노를 부추긴다는 데 있다. 모름지기 정치 지도자들은 당리당략을 떠나 국민을 우선하고 존중해야 한다.
성경은 모든 악한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한다.(마르 7,21-22) 그래서 예수님은 살인은 물론 분노와 증오, 복수하는 일까지 금하셨다.(마태 5장, 「가톨릭교회 교리서」 2262항 참조) 아울러 교회는 다양한 폭력 행위를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라 규정한다. 하느님만이 생명의 주인이시기 때문이다.
교회는 또 분노는 죽을죄에 해당하며, 의도적인 증오는 사랑에 어긋난다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인간 존엄성 중시, 형제애 실천, 선익 보호,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평화를 실현하는 도구라고 한다.
그리스도인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주님 계명을 따라 사는 사람이다. 가톨릭 신자 정치인들이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사랑의 계명을 솔선해 우리나라 정치문화를 선도해 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