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약성경에 나오는 창세기엔 인간의 창조부터 갈등과 반목 등 다양한 인간사가 담겨 있습니다.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가 창세기를 '희망'의 관점으로 풀이한 책을 내놓았습니다.
저자인 손희송 주교를 전은지 기자가 만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기자]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창세기 3장 9절, 하느님께선 열매를 따먹고 죄를 지은 아담을 찾으며, 이렇게 묻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인간에게 은총을 베푸시는 하느님의 모습이 창세기엔 가득 담겨있습니다.
창세기를 '희망'의 관점으로 살펴본 책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는 손희송 주교가 의정부교구장에 임명된 후 내놓은 첫 번째 책입니다.
과거 출간됐던 「신앙인」과 「나에게 희망이 있다」를 합쳐 새롭게 엮어냈습니다.
손 주교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용서가 부족한 우리 사회엔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하느님을 보면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성경의 주요한 메시지라고 일깨웠습니다.
<손희송 주교 / 의정부교구장>
"하느님의 허락 없이는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니까.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하느님께서는 이걸 통해서 뭔가 뜻하신 바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걸 바로 우리가 알긴 어렵죠. 나중에 지나고 보면 이래서, 하느님께서 나에게 저 사람을 만나게 하셨고, 이런 일을 겪게 하셨구나…"
손 주교는 다양한 경험을 한 현대인들은 신앙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신앙은 인내를 바탕으로 체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손희송 주교 / 의정부교구장>
"현대인들은 교육을 많이 받고, 똑똑하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자기 머리에 안 들어오는 걸 견디지 못하고 야단법석을 하는데. 사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인들이 신앙을 갖고 유지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거죠.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소중한 걸 얻기 위해서는 참고 기다리는 것, 시간을 들이는 것 그게 없으면 안 돼요."
손 주교는 "우리 삶을 변하게 하는 건 살아있는 하느님의 말씀"뿐이라며 "그 시작은 문자로 된 성경 말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손희송 주교 / 의정부교구장>
"내 마음을 변화시킬 때, 내가 필요한 위로를 주고 용기를 줄 때가 있단 말이죠. 그때가 문자로 된 성경말씀이 살아있는 하느님 말씀이 되는 순간이고. 바로 그때가 하느님이 나에게 말씀을 건네시는 순간이라고 보면 되는 거예요. 그런 살아있는 하느님 말씀을 듣기 위해서는 우리가 문자로 된 성경 말씀을 자주 접해야지."
책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엔 손 주교가 청년성서모임 창세기 연수를 직접 지도했던 경험도 녹아있습니다.
손 주교는 특히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둔 청년들이야말로 말씀의 맛을 느끼고, 신앙의 기쁨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손희송 주교 / 의정부교구장>
"각 본당에서 신부님들이 주임신부님, 보좌, 부주임 할 것 없이 청년들 몇 사람이라도 모아서 성경 말씀을 읽는 그룹이라든지, 아니면 함께 기도하는 그룹을 만들어라. 그래서 일 년간 유지를 하게 되면, 우리 청년들이 신앙의 맛을, 또 신앙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신앙의 기쁨을 체험하는 사람만이 나가서 일할 수 있어요. 진짜로."
손 주교 개인적으로는 의정부교구로 임지를 옮긴 후 책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믿음을 발견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손 주교는 이 책을 통해 하느님을 믿는 모두가 희망의 공동체를 만드는 데 함께 할 수 있길 바랐습니다.
CPBC 전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