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군 장교로 복무하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느껴 예수회에 입회한 수사.
이후 사제품을 받고 늦깎이 '수사신부'로 첫발을 뗀 이가 있습니다.
본당 신자들과 함께한 예수회 새 사제 정홍철 신부의 첫 미사 현장을 김정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군인과 훈련병들이 가득한 이곳.
경남 진주 공군교육사령부 비성대성당입니다.
공군 장교로 복무한 정홍철 수사가 군 생활을 하며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정 수사는 지난 3일 사제품을 받고 목자로서 첫 발을 뗐습니다.
11년 만에 비성대성당에 돌아와 신자들과 드리는 첫 미사.
사관후보생들에게 어떻게 서른아홉에 늦깎이 사제가 되었는지, 성소 여정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놨습니다.
<정홍철 신부 / 예수회 새 사제>
"저는 지금처럼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동안 성당에 처음 왔습니다. 하느님이나 신앙 이런 것에 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냥 군 복무 마치고 부족한 공부 보충해서 연구자가 되거나 아니면 교수가 되거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정 신부가 처음으로 주님의 부르심을 느꼈던 건 군에 섭니다.
군에 있는 동안 가장 가까웠던 친구가 세상을 떠났고, 그때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봤다고 말합니다.
<정홍철 신부 / 예수회 새 사제>
"과거에 아주 자기만 알았던 그런 삶이 부끄러웠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좀 살고 싶다 그런 마음이 있었고…교회 안에서 그러면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고 하느님께 봉사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이 수도 생활을 희망하게 됐습니다."
3년 복무의 단기 학사장교였지만 2년 더 복무를 하며 예수회와 함께 수도 성소를 식별했습니다.
<정홍철 신부 / 예수회 새 사제>
"군 생활을 하면서 저는 이 성소에 대해서 조금 생각하게 됐고 그래서 군 생활도 좋고 교사가 되는 것도 좋고 다 좋지만 제 인생에 대한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또 비성대성당에서 만난 두 명의 본당 신부가 사제 성소에 많은 영향을 줬다고 말합니다.
<정홍철 신부 / 예수회 새 사제>
"마치 착한 목자처럼 양들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시는 그런 두 분 신부님 보면서 저도 이런 사제 성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고…"
하지만 가족들에게 수도 생활을 하겠노라 말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정홍철 신부 / 예수회 새 사제>
"저희 집에는 아무도 신자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가족들은 아주 당황스러워했고 처음에는 조금 많이 힘들어하셨어요. 지금은 제가 이렇게 수도 생활하는 것 축복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지만 그땐 참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연학수사에서 수도사제로.
그가 소망하는 건 하느님의 자비와 정의를 바라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정홍철 신부 / 예수회 새 사제>
"특별히 저는 좀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의 자비를 전하는 그런 사제가 되고 싶습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