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이 연극 무대로 하나 된 주말을 보냈다.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가 2~4일 사흘간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JU 다리소극장에서 개최한 ‘서울가톨릭청소년연극제’에서다. 대본부터 맛깔진 연기에 감독 뺨치는 연출까지 청소년들이 만들고 꾸민 연극제가 성황리에 선보였다.
‘서울가톨릭청소년연극제’는 경쟁보다 학생들 스스로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방점을 두고 진행된 ‘체험형 연극축제’다. 이번 연극제에는 학교와 본당에서 8팀이 참가했다. △성지중학교 ‘해랑’ - 페르소나 △성남고등학교 ‘감골’ - 선 △배곧중학교 ‘루미너스’ - 그날의 기억 속으로 △고림중학교 ‘할리우드’ - 보이지 않는 관계 △창천중학교 ‘브로드웨이’ - 연애는 어려워 △명지고등학교 ‘자팔’ - 그 시절과 마주한 오늘 △숭덕여자중학교 ‘선샤인’ - Dream Again △인천교구 심곡본동본당 ‘얄개들’ - 오로라를 맡다 등으로, 지역과 교구를 넘어 출품한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다.
연극 작품을 만들고, 대본을 외워 전문 배우처럼 연기하기까지 학생들은 저마다 수개월 동안 꼬박 함께했다. 청소년기 누구나 겪을 법한 고민과 극복 과정을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로 풀어낸 무대가 사흘간 이어져 또래 관객과 가족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청소년 시기 경험과 배움이 성인이 되어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시키는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담은 명지고등학교 ‘자팔’의 ‘그 시절과 마주한 오늘’이 작품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자팔’ 단장 전시은(2학년)양은 “매일 새벽 6시면 연습을 위해 다 함께 모였는데, 잘 따라와 준 팀원들이 고맙다”며 “뜻깊게 맞이한 이 기쁨을 오래 간직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최우수상 고림중 ‘할리우드’, 우수상 숭덕여중 ‘선샤인’, 법인이사장상은 성지중 ‘해랑’이 수상했다. 개인 부문 연기 대상은 성남고 ‘감골’의 이상진(2학년)군이 받았다.
인천교구 심곡본동본당 ‘얄개들’ 단원 김윤아(비비안나, 중2)양은 “준비하는 6개월 동안 대사가 잘 안 외워져서 마음고생도 많았는데, 그 과정이 떠올라 울컥한다”며 “함께 작품을 만든 시간이 큰 경험이 됐다”고 밝혔다.
(재)서울가톨릭청소년회 이사장 이경상 주교는 4일 폐막식에서 “단원들과 이룬 협력과 사랑으로 삶에서 중요한 것을 해낸 이가 바로 여러분”이라며 “물질적인 것을 넘어 생명의 빵을 추구하고, 진실함 속에 죄를 짓지 않는 삶을 통해 평화의 인사를 이웃에게 건네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서울가톨릭청소년연극제는 일반 학교를 비롯해 청소년 시설과 연합 동아리·대안학교 등 연극으로 뜻을 모은 13~19세 청소년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가 청소년들은 대본·연출·연기 등 모든 부문에 직접 참여해 작품을 만든다. 심사 역시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얼마나 독립적이고 창의적으로 펼쳤는지 본다. 올해 심사위원단은 5월부터 학교 및 성당을 방문하며 청소년들의 연극 제작과정과 워크숍 참여도 등을 채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