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가 심상찮다. 7월 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사건으로 제5차 중동전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는 예루살렘 성전 파괴 애도 기간인 12~13일 ‘티샤 베아브’ 때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현지 자국민 철수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수를 명분으로 한 전쟁은 더는 안 된다”며 평화를 호소했다.
이스라엘 백성과 이란 민족의 관계는 구약 성경, 특히 에즈라기와 느헤미야기에 잘 서술돼 있다. 이란 민족이 세운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키루스 임금은 기원전 538년 바빌론 포로생활을 하던 유다인들을 해방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한다.(에즈 1─2장) 고향으로 돌아온 유다인들은 하까이와 즈카르야 예언자의 신탁에 따라 행정관 즈루빠벨과 대사제 예수아를 중심으로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해 기원전 515년 완공한다. 이후 기원전 446년 지방장관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벽 복구공사를 마무리하고 이방인을 추방하는 사회 개혁을 단행한다. 아울러 에즈라는 모세오경을 근본으로 종교개혁을 시행해 율법 중심의 유다 공동체를 이룬다.
모든 시대적 배경을 차치하고 이란 민족은 구세사 안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해방을 안겨줬다. 그런데 예루살렘 성전 파괴 애도 기간을 기점으로 두 민족이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전쟁이 초래하는 불행과 불의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온 인류와 위정자는 모든 합리적인 수단을 동원해 전쟁을 피해야 한다. 지상의 평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인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