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 서울 명동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발대식에서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중장년 신자들이 봉사에 나선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참석 청년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고 자리를 안내하는 그들의 모습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가 모두 함께 이뤄내는 여정이고 행사임을 느끼게 했다. 이날은 마침 제4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이었다. 내빈으로 참석한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글레이손 데 파울라 소자 차관은 축사에서 “조부모와 노인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소중한 유산”이라고 했다.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이 되면 한 신부님의 글에서 본 이콘 장면이 떠오른다. 이탈리아 북부 보제공동체의 한 수도자가 그린 것인데, 제목이 ‘원로를 업고 가는 젊은 수도승’이다. 이콘은 제목처럼 나이 든 선배 수도승을 젊은 수도승이 업고 가는 장면을 담았다. 젊은이는 힘을, 나이 든 선배는 지혜를 상징한다고 했다. 열정은 있지만 제대로 된 방향을 모를 수 있는 젊은이에게 원로 선배는 삶과 신앙의 경험에서 온 지혜로 가야 할 길을 조언해 줄 수 있다.
한국은 내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한국교회는 이미 사회보다 앞서 전체 교구가 초고령화 지수를 넘어섰다. 고령화 진행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나이 듦에 대한 시선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이 들면 쓸데 없다’는 에이지즘‘(Ageism·연령차별)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인구 5명당 1명이 노령 인구가 되는 현실에서, 젊은 세대와 노년이 어우러지는 실질적인 해법이 고민되어야 하지 않을까. 열정과 지혜, 각자의 장점을 나누며 하느님께 함께 나아가는 이콘 속 젊은이와 원로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