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최근 ‘죽음''과 관련된 교회 가르침을 정리한 용어집을 발간하며, ‘조력자살’ 등 반생명적 행위에 대한 반대의 뜻을 재확인했다.
교황청 생명학술원장 빈첸초 파글리아 대주교는 8일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생명학술원이 발간한 「죽음에 관한 작은 사전」(Small Lexicon on the End-of-Life) 사본을 전달했다. 「죽음에 관한 작은 사전」은 지난 7월 바티칸출판사가 출판한 88쪽 분량의 용어집으로, 지난 70년간 생명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망라해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교황은 생명학술원의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전 생애에 걸친 생명 보호와 ‘죽음의 문화’에 잘 대응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글리아 대주교는 교황 알현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용어집을 통해 흔히 ‘안락사’로 불리는 모든 형태의 조력자살과 불필요한 치료를 통한 생명 연장 등에 대한 교회의 반대 입장을 다시금 강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삶의 한 차원으로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불필요한 치료로 방해해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 인위적으로 삶을 단축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용어집에는 생명 존중 문화 형성을 위한 교회의 행동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파글리아 대주교는 “용어집은 ‘입법적 중재’라는 말을 통해 정치인들이 종교적 신념을 존중하며 민감하고 섬세한 죽음 문제를 다룰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교회가 사회 공동선을 위해 협력·연대하고 사회적 양심을 형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교회 가르침을 통해 죽음은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다만 우리는 연약하기에 서로를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