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10월 27일까지 열려
[앵커] 무명순교자들의 넋을 기리고 위로하는 전시가 개막했습니다.
한국 천주교회의 대표적인 성화작가인 정미연 화백의 '무명순교자를 위한 진혹곡'인데요.
전시회 개막 미사 현장에 김정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순교자들의 얼이 살아 숨쉬는 절두산 순교 성지.
가장 길고 잔혹했던 병인박해 때 순교한 선조들을 기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 순교한 대다수의 신앙 선조들은 이름조차 알 수 없습니다.
'무명순교자를 위한 진혼곡' 전시회를 절두산 순교 성지에서 열게 된 배경입니다.
정미연 작가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무명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그 영혼에 위로와 안식을 청하는 마음을 작품에 담았습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에 개막 미사를 주례한 염수정 추기경은 이번 전시회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염수정 추기경>
"이름조차 알 수 없을지라도 엄연히 우리 신앙의 뿌리인데 이분들이 마땅히 기억해야 될 그 무명 순교자의 그 숭고한 희생을 기리면서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되새길 수 있도록 작품 전시회를 오늘 처음 하게 됐습니다."
정미연 작가는 "12번의 항암 치료로 몸은 힘들었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특별한 소명이 있었단 생각이 들었다"며 암으로 투병하며 겪은 고통과 치유의 과정을 작품에 투영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미연 아기 예수의 데레사 / 성화작가>
"아프고 힘들었던 만큼 더 가까이 주님 곁에 갈 수가 있었고, 또 그 체험이 평생 그림을 그려오면서 순교자들을 위한 새로운 탄생이 되게끔 하셨습니다. 그 주님의 큰 뜻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개막 미사 후 작품을 하나하나 설명한 정 작가는 "순교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그림과 조각 작품에 담아 기도했다"고 말합니다.
특별히 순교자들의 처절한 순교의 순간을 전하면서 동시에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정미연 아기 예수의 데레사 / 성화작가>
"하느님이 주신 그 눈물이 그 자비로운 눈물이 또 어디에 배어 있는지 우리가 퍼즐을 찾듯이 찬찬히 둘러보면서 한 번씩 이 귀한 선물을 느껴봤으면 참 좋겠네요."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27일까지 이어집니다.
CPBC 김정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