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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낙태는 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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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트럼프와 민주당의 대선후보 해리스가 맞붙는 미국 대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낙태’입니다. 낙태 이슈에 적극적인 건 해리스 후보입니다. 여성인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가 대통령 시절 임명한 보수 성향 대법관 때문에 여성의 보편적 낙태권을 보장한 판결이 뒤집혔다며, 여성들의 투표 참여를 격려합니다. 반대로 트럼프 후보는 직접 낙태 반대를 말하진 않지만, 소속 정당인 공화당은 낙태 반대 견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프랑스는 낙태에 관한 조항을 헌법에 세계 최초로 명문화했습니다. 프랑스의 가브리엘 아탈 전 총리는 “여성의 몸은 여성의 소유이며 누구도 여성의 몸을 대신 처분할 권리가 없다”며 ‘임신 중지에 대한 자유’를 말했습니다. 에펠탑에는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이라는 문구까지 설치했습니다. 프랑스의 낙태 개헌으로 유럽뿐만 아니라 곳곳이 낙태권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지난 6월, 한 유튜버가 자신은 임산부이며 임신 36주에 낙태를 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브이로그 형식으로 낙태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사람들은 사실이 아닌 연극이라고 했지만, 보건당국의 신고로 이루어진 수사 결과는 낙태는 사실이었습니다. 36주면 한 달 뒤가 출산입니다. 경찰은 유튜버와 낙태 수술한 병원장을 살인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원인에는 정치권의 방관이 있습니다. 2019년 헌법재판소는 낙태죄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립니다. 그러면서 헌재는 태아 생명 보호와 임산부의 자기 결정권 사이에서 최적의 해법을 찾으라며 국회에 2020년 말까지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국회는 지금까지 새로운 낙태죄를 마련하지 않으면서 낙태죄는 사실상 위헌으로 폐기된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국회의 태만이 낙태와 관련된 모두를 살인범으로 만들었습니다.

낙태에 대한 교회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임신이 되는 순간 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죽이는 일은 살인입니다. 낙태가 가능한 허용범위에 대해 논쟁이 있지만, 생명 존중의 시각으로는 다 무의미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생명을 제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돈, 권력, 출세욕이 낙태의 원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낙태는 여성의 권리를 보호한다는 이름으로 어머니 태중에 있는 인간 생명을 죽이는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또한, 낙태 주장은 스스로 삶을 중단할 수 있다는 존엄 자살로 이어지게 됩니다. 헌법에 낙태권을 명시화한 프랑스는 곧바로 조력 자살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런 낙태와 자살인 조력 자살이 등장하는 근본적인 배경에는 인간을 ‘쓸모’에 의해 판단하는 데 있습니다. 쓸모가 있으면 삶을 가질 수 있고 쓸모가 없으면 태어나지도 못하거나 죽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성을 가집니다. ‘쓸모’에 의해서 출산과 죽음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인간은 필요 없으면 버려지는 기계가 아니라 생명을 가진 생명체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낙태는 살인이다>입니다. 사람을 ‘쓸모’로 평가하지 않고 생명을 가진 존엄한 인간으로 대하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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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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