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나라를 민주당·재벌·자식 없는 고양이 아줌마 무리로부터 효과적으로 통치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과 스스로 내린 선택에 대해 불행해하며 다른 이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어 합니다.”
이는 미국 대통령 선거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J.D. 밴스 상원의원이 2021년 오하이오 주 상원의원 선거 당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일부 의원들을 비하한 발언이다. 그는 폭스 뉴스에 출연해 “아이가 없는 정치인은 나라의 미래에 덜 관여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발언이 최근 재조명되면서 미혼인 가톨릭 여성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4년 결혼해 두 명의 의붓 자녀를 키우고 있다.
“40대까지 미혼일 줄은 저도 몰랐어요. 의도한 게 아니었죠.”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전국가톨릭독신회의(National Catholic Singles Conference, NCSC)를 설립한 아나스타샤 노스롭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소신을 밝혔다. ‘고양이 아줌마’는 미국에서 자녀 없는 독신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이다. 여성들은 “여성의 미혼 상태가 여성 당사자의 탓만은 아니다”며 현대의 데이트 문화와 결혼 지연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퓨리서치센터는 2021년 미국에서 40세의 4분 1이 결혼한 적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최근 보고서에도 가톨릭 신자의 혼인율이 1969년에서 2019년 사이 약 70나 급락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혼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밴스 상원의원의 과거 발언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것은,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그가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다. 또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되면서 대통령 선거가 남녀 대결 구도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노스롭씨는 미혼 상태인 가톨릭 신자 간의 공동체 형성을 장려하기 위해 NCSC를 설립했다. 노스롭씨는 “우리는 친교와 교제에 부름 받았다”며 “신앙을 사는 것은 결코 혼자 해낼 수는 없기에, 타인과 관계를 맺고 우정을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40대 미혼 여성인 사라 페를라씨는 “여성들이 미혼 상황에 대한 비난을 받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며 “설문조사 결과, 미혼 여성의 가장 큰 고민은 누군가를 만나는 것 자체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신자인 것을 넘어 서로에게 흥미를 갖고 교감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노스롭씨와 페를라씨는 이와 관련해 교회에도 건의했다. 이들은 “지역 교회에서 미혼 신자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그들이 교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며 “미혼 신자들끼리는 교회 안에서 활발히 친교를 이룰 수 있도록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