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고등법원이 2019년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가톨릭 민주주의 운동가 지미 라이(76, 사진)와 6명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들은 2021년 코즈웨이 베이 지역 빅토리아 공원에서 ‘허가받지 않은 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집회는 홍콩 내에서 경찰이 민간인에게 가한 폭행을 규탄하는 자리였다.

라이를 비롯한 시위대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고등법원은 12일 “이는 홍콩 헌법에 불합치되는지를 판단하는 모든 원칙, 특히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 이상의 수단이 사용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비례성의 원칙에 반한다”며 만장일치로 기각하고 이들에 대한 유죄 판결을 확정했다.

라이는 가톨릭 신앙을 힘과 영감의 원천으로 꼽으며 민주주의 운동에 투신, 수년 동안 중국 정부로부터 다양한 법적 제재를 받아왔다. 폐간 전까지 홍콩에서 가장 인기 있는 중국어 신문이었던 언론사 애플 데일리의 대표이기도 했다.

2020년 8월 처음 체포된 라이는 그해 말부터 지금까지 구금된 상태다. 2021년에는 1989년 천안문 학살을 기억하는 추모 집회에 참여한 혐의로 1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해 6월 홍콩 경찰 수백 명은 라이의 사무실을 급습해 임원들을 구금했다. 2022년에는 사기 혐의로 5년 9개월 징역형을 받았다. 지난해 9월은 라이가 재판을 기다리며 수감된 지 1000일을 맞은 때였다.

홍콩 교회의 대주교와 주교 10명은 지난해 11월 탄원서에 서명하며 “라이를 즉시 무조건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주교들은 “라이가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오래전부터 정부로부터 박해받아 왔다”며 “법치주의를 고수하고 표현의 자유를 존중한다는 영토에서 이 같은 억압은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