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025년 희년 중에 맞이하게 될 ‘제58차 세계 평화의 날’(2025년 1월 1일) 담화 주제로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를 선정했다. 전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고 있는 가운데, 용서와 화해를 바탕으로 다시금 희망이 싹트길 바라는 온 인류의 바람을 담은 주제다.
교황청 온전한인간발전촉진부(장관 마이클 체르니 추기경)는 8일 공개한 내년 세계 평화의 날 주제에 대해 “희년에 대한 성경적·교회적 이해에 부합하는 주제를 정하고자 했다”면서 “희년을 정죄가 아니라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한 회심의 때로 만들고자 하는 교황의 뜻”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새해 첫날 성 베드로 대성전 발코니에서 교황이 직접 발표하는 ‘세계 평화의 날’ 담화는 ‘평화의 사도’로서 전 세계에 전하는 그 해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다. 교황청은 통상 이맘때 이듬해 발표될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주제를 공개해왔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í)와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에서 ‘희년의 핵심은 희망과 용서’라고 가르친 바 있다”면서 “오늘날 인류를 괴롭히는 분쟁과 사회적 죄악의 현실을 죄의 용서와 부채 탕감이라는 희년 전통에 내재된 희망과 교부들의 성찰에 비춰 우리에게 필요한 영적·사회적·경제적·생태적·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낼 원칙들을 도출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은 이어 “개인·지역·국제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참된 회심이 일어나야 참된 평화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이러한 회심이 바탕이 되어야 분쟁 종식은 물론, (전쟁 속에서 고통받은 이들의) 상처가 치유되고 각 개인의 존엄성이 인정받는 새로운 현실에서 참된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편 교회는 1967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이듬해 1월 1일을 제1차 세계 평화의 날로 지낸 후 매년 이날을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겸 세계 평화의 날로 기념해오고 있다. 역대 교황들은 매년 세계 평화의 날이면 인권·외교·평화 등을 주제로 담화를 발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