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6375명.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8나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자살사망자 수가 1만 3770명이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자살자 수는 지난해 수준을 가볍게 뛰어넘게 된다.
우리나라 각종 통계를 보면 답답함을 넘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우울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36.8), 자살률도 2022년 10만 명당 25.2명으로 1위,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뒤에서 1위다. 대한민국은 반도체·자동차 등 선진 기술을 자랑하는 나라이자 K팝·드라마·영화 등 다양한 문화로 세계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엔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적게 낳고 많은 사람이 자살하고 우울증에 빠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흔히 대한민국을 ‘무시 포비아(Phobia, 공포증)’, 즉 내가 타인보다 더 잘났거나 더 잘 산다는 것을 수시로 확인받지 못하면 불안함을 느끼는 사회라고 한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남과의 비교가 심하다. 그래서 자살과 우울증도 많다고 한다. 이에 대한 치유가 우리 사회에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수원교구가 설립한 가톨릭여성상담소가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국민에게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 지정 전문기관이 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전국 900곳이 넘는 기관 중 가톨릭이 설립한 곳은 가톨릭여성상담소와 서울베네딕토상담센터 등에 불과하다. 이 기관들이 심리학적 전문지식과 영성적 통찰을 통해 많은 이를 상담한다면 자살 예방과 우울증 극복 등 우리 사회 치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 기관들이 국민과 신자들의 마음 안정에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