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의 이주민 공동체 지원에 힘쓰는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이주민 환대와 지원 정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이주민들을 공동체에서 몰아내려는 부당한 정책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8월 28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 자리에서 이주민들을 냉대하는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뒤 몇 시간 지나 교황청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미국 ‘서부/남서부 산업지구재단’(The West/Southwest Industrial Areas Foundation) 활동가들과 만나 이주민 지원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교황은 서부/남서부 산업지구재단 활동가들과 만나기에 앞서 일반알현에서 “세계적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이주민들을 쫓아내려는 정책을 시행하는 이들이 있다”며 “만일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이주민들을 쫓아내는 행위를 한다면 이것은 중대한 죄(a grave sin)”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황은 평소 일반알현에서와 마찬가지로 8월 28일 일반알현에서도 성령을 주제로 교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오늘은 평소 하던 교리를 연기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바다와 사막을 건너 평화와 안전을 찾아 나서는 이주민들에 대해 이야기하겠다”고 화제를 바꿨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을 메운 군중들에게 “우리는 이주민들이 바다와 치명적인 사막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한 가지 사실에는 모두 동의해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주민들은 바다와 사막에 있다”면서 “모든 이들이 인신매매에 반대하고, 다른 이들의 비참함을 무자비하게 이용하는 인신매매 범죄자들의 행동을 멈춰 세우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일반알현에서 강조했던 논조를 미국 서부/남서부 산업지구재단 활동가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어가며 이주민들을 사회 내에 통합하는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서부/남서부 산업지구재단 조 루비오 공동 사무총장은 8월 29일 “우리에게, 국경에서도 이주민에 대한 세례는 멈추지 않는다”고 말하며 이주민들에 대한 가톨릭교회의 사목적 노력이 국경에서도 지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20개 교구에서 서부/남서부 산업지구재단과 협력 단체들이 ‘낯선 이들 인식하기’(Recognizing the Strangers)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주민들과 가톨릭교회의 통합에 힘쓰고 있다. ‘낯선 이들 인식하기’ 프로그램은 새로운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한 이주민들과 해당 지역 본당이 강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공동체의 유익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루비오 공동 사무총장과 그 동료 활동가들은 로마에서 교황청 라틴아메리카위원회 에밀스 쿠다 사무총장과도 만나 라틴아메리카 주교회의(CELAM)로부터 지원을 받는 비슷한 시민단체들과 어떻게 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 토의했다. 루비오 공동 사무총장은 “우리는 아메리카 대륙의 이주 현상에 남북 아메리카가 공동 책임 하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우리 단체가 활동하는 방식과 교회의 사목 방식에는 특히, 라틴 아메리카의 가난한 공동체를 위한 활동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서부/남서부 산업지구재단의 활동 방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일하고, 주변 상황을 주의 깊게 살피면서 사람들의 필요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서부/남서부 산업지구재단 활동가들은 교황과의 만남에서 각자 자신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고충을 교황에게 들려줬다. 교황은 활동가들에게 “신앙이 정의로운 일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그 신앙은 진정한 신앙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단체들의 정책도 공동선에 봉사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