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가 7~8일 서울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피정의 집에 마련한 2024 청년피정 ‘성, 생명, 사랑의 길’에서다. 대학생부터 직장인까지 청년 30여 명은 삶과 밀접하지만 평소 터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웠던 진정한 사랑·자유· 배려 등의 가치에 관해 깊이 나누고, 올바르게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사랑의 자유’란 강의에서 방종과 자유의 차이를 설명했다. 오 신부는 “방종은 오직 나 자신을 위해 행하는 것이라면, 사랑은 타인을 향해 있다”며 “사람은 사랑을 갈망하게 돼 있는데, 이때 자유는 사랑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 신부는 “여러분이 꿈꾸는 ‘만남’이 무엇인지 묵상해보라”며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만남을 위해 스스로는 어떤 노력을 하는지도 반드시 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랑이라는 갈망을 해소하는 첫발을 어떻게 떼야 할지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진정한 만남을 강조하는 사제의 ‘꿀팁’이었다.
청년들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이해’, ‘사랑에 응답하라’, ‘인간 생명의 시작과 탄생·자녀의 출산’에 대한 강의를 비롯해 명상 수련에 쓰이는 싱잉볼 체험·사랑과 관련한 역할극 등에 참여했다. 자신을 이해함으로써 타인을 받아들이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듬뿍 경험한 시간이다.
김상훈(라파엘, 35, 중앙동본당)씨는 “피정 소식을 듣고 신자로서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던 차에 호기심이 들어 참여하게 됐다”며 “이성에 대해 건강하게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됐고, 이번 체험으로 나중에 하느님이 보기 좋으실만한 성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밝혔다. 김지민(아델리나, 28, 오류동본당)씨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야 타인을 더욱 사랑할 수 있다는 데 깊이 공감했다”며 “누구나 고민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돌보는 방법에 대해 배우는 기회가 되어 유익했다”고 전했다.
청년들의 특별한 순간을 위해 생명사목연구회 연구진은 생명위와 함께 약 8개월간 피정을 준비했다. 생명사목연구회 남영숙(프리스카) 회장은 “바쁜 현대사회를 살다 보면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쉽게 잊곤 한다”며 “청년들이 갈피를 잡기 어려울 때 사랑과 배려, 공동체의 가치를 떠올리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오 신부는 파견 미사에서 “이번 피정이 청년들의 삶 안에서 변화가 시작되는 씨앗이 되길 바란다”며 “소중한 삶의 의미를 체화하며 나뿐만 아니라 타인 또한 변화시킬 힘을 여러분 스스로 체험하며 사랑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