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문화교육부·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종교간대화부 방문
한국 주교단은 16일 첫쨰날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방문을 시작으로 사도좌 정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사진은 성 베드로 광장을 지나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로 향하고 있는 한국 주교들.
한국 주교단은 16일(로마시각)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를 방문하는 것으로 사도좌 정기방문을 시작했다.
현직 주교회의 회원인 주교들은 10월 2일부터 열리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제2회기를 앞두고,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를 가장 먼저 방문했다. 이어 주교단은 교황청 문화교육부와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 종교간대화부를 차례로 방문해 한국 교회의 현안을 보고하고 부서 담당 장관과 질의응답을 주고 받았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왼쪽에서 세번째)가 16일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국 교회의 시노드 경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맨 앞줄 오른쪽이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이다.
교황청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에서 발표를 맡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1회기 ‘종합보고서’ 제안대로 ‘지역 교회의 목자들이 로마 주교와 교황청 내 그의 가장 긴밀한 협력자들과 이루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사도좌 정기방문임을 새삼 깨닫고 체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 대주교는 시노드 시작 단계에서 한국 교회 신자들이 코로나19, 또 경청과 대화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시노드 과정을 통해 한국의 신자들이 보편 교회에 이르는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한 몸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체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주교단이 교황청 문화교육부에 방문한 가운데 서상범 주교가 한국 가톨릭 교회의 문화 예술 활동 및 학교 교육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어 방문한 교황청 문화교육부에서는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서상범(군종교구장) 주교가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와 교육위원회의 활동을 소개하고, 한국 가톨릭 학교들이 지닌 위상과 현실적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에 문화교육부 장관 조제 톨렌티누 드 멘돈사 추기경은 “가톨릭 학교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면서 “가톨릭 교육의 정신은 개방성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종교간대화부에 방문한 한국 주교단이 종교간대화부 차관 인두닐 자나카라타나 코디투와꾸 칸카남라게 몬시뇰(왼쪽에서 다섯번째))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뒤에 걸린 작품은 이탈리아 화가(Dolores Puthod)의 작품 '하느님을 따르는 사람들'로, 종교간 대화를 주제로 담아냈다.
한국 주교단이 16일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를 방문해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교단은 이어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와 종교간대화부를 방문해 한국 그리스도교 일치운동 현황을 보고했다. 발표를 맡은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는 “천주교는 잘 정비된 조직체계와 단합된 지도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천주교의 종교간 대화위원장 주교는 종교간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고 7대 종단 안에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며 종교간 대화에서 한국 교회의 위상을 설명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첫날 일정을 마친 뒤 “앗 리미나가 한국의 가톨릭 교회와 교황님이 계시는 교황청과의 유대가 늘 하나라는 것을 느끼는 여정의 출발이 아닌가 싶다”면서 "앗 리미나가 교황청과 지역 교회가 하나임을 느낄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 되도록 한국 교회 신자들의 기도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앗 리미나'라 불리는 ‘사도좌 정기방문(Ad limina Apostolorum)’은 교회법(제399조 1항)에 따라 5년마다 이뤄지는 행사다. 사도좌 정기방문은 2015년에 이어 2020년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중단되었다가 올해 9년 만에 이뤄졌다. 한국 주교단은 둘째 날 17일 미성년자보호위원회와 성직자부 및 시성부를 방문한다. 이어 사도들의 으뜸인 베드로와 바오로의 묘소를 순례하고, 20일에는 교황을 알현한다.
로마=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