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아시아·오세아니아 4개국 순방에서 세계 평화와 종교·문화 화합의 당위성을 재천명했다.
교황은 4~6일 첫 사도 순방지 인도네시아에서 종교 간 대화 자리에 참석해 종교·문화 차별에 함께 맞서 나갈 것을 다시금 호소하며, 현지 종단 지도자들과 함께 선언문 ‘이스티크랄 선언문’을 발표했다.
교황과 6대 종단 지도자들은 5일 공동 선언을 통해 “종교를 이유로 많은 이들, 특히 여성과 어린이·노인 등 약자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 전 세계에 만연해 우려스럽다”며 “인류 전체를 위해서도 종교의 화합을 이뤄나가는 것은 우리의 공통된 소명이며, 폭력과 무관심의 문화를 물리치고 화해와 평화를 함께 증진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는 동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이스티크랄 모스크를 찾아 나사루딘 우마르 대이맘을 만났다. 교황과 대이맘의 만남은 이스티크랄 모스크와 자카르타대성당를 연결하는 지하통로인 ‘우정의 터널’에서 이뤄져 의미를 더했다.
이어 교황은 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가장 가난한 소도시이자 외딴 정글인 바니모를 찾아 현지 사제·수도자를 만나 선교와 ‘변방 교회’에 대한 관심을 거듭 강조했다. 바니모에는 수천 명의 신자가 모여 ‘작은 교회’를 찾아온 교황을 환영했다. 교황은 신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복음 전파와 공동선 실천에 앞장서는 현지 공동체를 격려했다.
교황은 파푸아뉴기니 내 부족 간 갈등 종식을 촉구하고, “이 지역에 복음을 전해온 선교사들의 노력으로 교회와 학교, 병원이 건립됐다”며 “복음 전파의 노력이 공동선 실천으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