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모후 모자이크 성화’ 축복식이 20일 바티칸 정원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 주례로 거행됐다. 바티칸 정원에 설치된 12번째 성모 성화로, 바티칸 정원 성벽에는 전 세계의 성모 성화 11점이 걸려있었다.
‘평화의 모후 모자이크 성화’는 한국 성화를 그려온 심순화(가타리나) 작가의 그림으로 만든 모자이크 성화다. 가로 100㎝·세로 150㎝ 크기의 작품에는 한국의 성모님이 지구를 든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는 간절한 희망을 담아냈다. ‘평화의 모후 모자이크 성화’는 성벽 정중앙인 파라과이와 볼리비아 성모 성화 가운데에 설치됐다.
바티칸시국 위원장 페르난도 베르헤스 알사가 추기경은 인사말을 통해 “성 베드로 대성당과 베드로 후계자의 사도좌 근처에 있는 이 모자이크상 앞을 지나는 모든 사람은 여러분의 나라를 기억하고, 한반도의 평화가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전구로 이뤄지기를 기도할 것”이라고 축하했다.
유흥식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현재 우리가 제3차 세계대전 속에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시면서 세계인에게 평화를 호소하고 계신다”며 “혼란스러운 시기에 바티칸 정원에 ‘평화의 모후 모자이크 성화’를 봉헌함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 추기경은 심순화 작가와 성화를 봉헌한 이성우(안토니오, 성은실업 대표이사)씨에게 교황 축복장을 수여했다.
이성우 대표이사는 축복식에서 “바티칸 정원에 아름다운 한국 성모님화를 봉헌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5번의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고, 12년 전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40일간 의식을 잃고 있었지만 아무런 후유증 없이 잘 생활하고 있다”며 “하느님께서 여러 번 저를 살려주신 이유는 이렇게 좋은 일을 하라고 하신 것이라고 믿는다”고 털어놨다.
축복식에는 사도좌 정기 방문 중인 한국 주교단과 로마의 한인 신자 및 성직·수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바티칸 정원(Giardini Vaticani)은 20만m²(6만 평) 규모로, 바티칸 시국 영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바티칸 시의 남부와 북동부에 위치하며 정원에는 대리석으로 된 천사 조각상과 분수, 오솔길과 함께 우람한 나무들로 우거져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전 세계 성모 모자이크가 걸려있는 바티칸 정원의 성벽은 ‘거장의 요새’라 불리며, 16세기 중반 비오 4세 교황에 의해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