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을 알현하는 시간은 사도좌 정기 방문의 정점이자 하이라이트입니다. 충분한 시간과 편안한 분위기에서 교황님과 이야기를 나눈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9년 전에 이어 두 번째 사도좌 정기 방문에 참석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사도좌 정기 방문의 정점인 교황님 알현 시간이 부드럽고 친근한 분위기로 진행돼 참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주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할 네 가지 대상을 말씀해주셨습니다. 먼저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라’, ‘하느님과 가까이’를 놓치면 다 놓치는 것이라고 하셨고요. 두 번째는 주교단과 함께하는 것, ‘주교단의 친교’를 강조하셨습니다. 세 번째는 교구의 사제들에게 언제나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고, 네 번째는 우리 교우들입니다. 특히 힘없고 약한 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라고 하셨습니다.”
정 대주교는 “교황청 부서를 방문했을 때 한국 교회에 대한 감사와 칭송으로만 채워진 부서도 있었다”면서 “전반적으로 9년 전과 달리 교황청이 한국 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역동적이고, 한국 교회가 세계 교회에 많은 공헌을 하는 점에 고마워하는 분위기를 느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님 이전의 교황 알현 시간은 개별적으로 만나는 기쁨은 있었지만, 충분한 대화를 나눌 시간은 부족했다고 들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부터 주교단을 한꺼번에 만나는 대신 충분한 시간을 갖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교황 알현 때 교황님은 단 위에 앉으시고, 주교들은 교황님보다 한단 낮은 곳에 의자가 있었는데, 프란치스코 교황님부터는 주교단과 같은 높이의 위치에 의자를 놓고 대화를 나누셨습니다.”
정 대주교는 이어 “이번 앗 리미나(사도좌 정기 방문)는 10개가 넘는 부서를 일주일 동안 의무적으로 방문하는 빡빡한 일정이었다”면서 “의례적인 정기 방문이 아니라 교황청과 지역 교회 간 유대를 좀더 내실 있게 강화하려는 교황님의 의지가 담겨있지 않는가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도좌 정기 방문의 공식 일정이 끝난 후 21일 주교들과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회의에 참석한 정 대주교는 “한국 교회의 모든 주교님이 마음을 합쳐서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통해 한국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보겠다는 마음을 다져보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한국 주교회의를 대표해 10월 2일 개막하는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제2회기에 참석하기 위해 바티칸에 남았다.
바티칸=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