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기간 양손 가득 선물 꾸러미를 들고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 너머, 머나먼 고국의 가족을 그리며 이땅에서 지내는 국내 동티모르인들이 특별한 명절을 맞았다.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대주교)와 주한 동티모르대사관이 공동 주최하고, 마산교구 이주사목위원회·창원이주민센터(센터장 윤종두 신부)·주한동티모르노동자연합이 공동 주관한 ‘페스타 아미쿠스 2024(FESTA AMICUS)’가 추석 연휴인 15~18일 나흘간 충남 아산에서 개최됐다. 매년 재한 동티모르인들이 추석을 맞아 모여 즐겨온 축제가 올해는 특별히 동티모르 교회 딜리대교구장 비르질리오 다 실바 추기경이 방한해 의미를 더했다. 동티모르인 신자 2000여 명은 덕분에 풍성한 한가위를 보냈다.
다 실바 추기경은 한국에서 살아가는 자국민 신자들과 축제를 함께 보내고, 유아세례·첫영성체·견진성사를 집전하며 신자들과 거룩한 미사로 하나가 됐다. 추기경의 방한으로 동티모르인 322명은 견진성사를 통해 성숙한 신앙인으로 거듭났다. 또 동티모르 노동부 차관을 비롯한 고위관계자 7명도 참석해 한국에서 생활하는 동티모르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동티모르는 국민 85가 농업에 종사한다. 그러나 한국에 오면 대부분 어업 등 생소한 업종에 종사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 이와 관련해 전주교구 익산이주민센터 이호철 국장이 이주노동자가 꼭 알아야 할 노동법과 비자 관련 강의를 진행했고, 창원경상국립대학교병원 이영수 박사와 하늘병원 조성연 원장이 고된 노동 환경 속에서 건강 관리하는 법을 전하며 유익한 시간을 선사했다. 전국 27개 동티모르 공동체가 참여한 축구대회도 열려 서로 형제애를 돈독히 했다.
다 실바 추기경은 공동체 일치와 연대를 강조하며 “신앙으로 뭉친 우정은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소통하며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 고된 노동을 하는 여러분 모두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티모르인들에 대한 한국 교회의 배려에 감사드린다”며 “그 환대의 정신을 본받아 동티모르 교회 안에서도 주교회의 차원의 이주사목위원회 설립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주한 동티모르 그레고리오 데 소우사 대사 또한 한국 교회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에 감사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