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유럽의 중심에서 평화를 거듭 촉구했다.
교황은 9월 26~29일 룩셈부르크와 벨기에를 잇달아 사목 방문하고 “인류 전체를 위한 평화를 구축하자”며 전쟁의 소용돌이와 더불어 이민자·난민이 급증하는 현 지구촌 상황을 평화적으로 타개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교황이 46번째로 사목 방문한 룩셈부르크는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하며, 유럽연합의 여러 기관이 있다. 과거 두 차례의 세계대전 중 독일의 침공을 받으면서도 단합된 국민 정신으로 전 유럽에 통합의 정신을 보여온 나라이기도 하다.
이러한 곳에서 교황은 이민자와 난민들을 환대하는 사랑의 정신과 함께 다시금 유럽이 하나된 마음으로 연대와 통합을 이룩할 것을 설파했다. 교황은 “인간의 마음은 주기적으로 길을 잃고 비극적인 전쟁의 길로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공개적인 적대감으로 파괴와 죽음을 초래하는 위험한 이 질환을 치유하려면 고귀하고 심오한 정신적 가치에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황은 9월 초 열흘 넘는 일정으로 아시아·오세아니아 교회를 사도순방한 뒤 바티칸으로 돌아가 한국 주교단의 앗 리미나(Ad limina, 사도좌 정기 방문)를 비롯한 일정들을 쉼 없이 소화했다. 그리고 2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유럽의 두 국가를 방문한 것은 역시 평화의 당위성과 위로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서방의 정치와 교회를 대표하는 유럽은 현재 경제 불안정, 반생명, 반이민 정책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폭력에 평화의 가치를 전하는 데에 유럽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교황은 유럽이 상호 협력과 외교적 노력으로 통합과 일치를 일구는 데 선봉장 역할을 해줄 것을 다시금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