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이리언’ 시리즈엔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한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선택만 하려는 이들과 감정을 배제할 수 없는 인간 사이 갈등은 이 시리즈의 이야기를 이끄는 주요 소재다. 인간과 묘하게 비슷하지만 다른 인공지능에 대한 불쾌감도 영화는 잘 그려낸다.
영화에 나오던 인공지능이 이젠 뉴스에 나오고 있다. 미래 기술에 대한 기대 가득한 소식이 아니라 범죄와 관련된 뉴스들이다. 딥페이크, 딥보이스 등 AI 기술이 상용화되기도 전에 범죄에 먼저 이용됐다.
‘AI, 봉사자인가, 지배자인가’를 주제로 열린 학술 심포지엄에선 가톨릭을 포함한 그리스도교가 AI 기술에 대해 취하는 명확한 태도를 알 수 있었다. 천주교, 정교회, 개신교가 함께 이 주제에 대해 심포지엄을 개최한 건 고무적이다. 다만 AI 기술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종교가 이에 발맞출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히려 심할 경우 교회가 AI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중이 AI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때부터 그 윤리적 활용에 대해 말해왔다. 교황은 2019년 9월 ‘디지털 시대의 공익’이라는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주제에 대해 개방적이고 구체적인 논의가 절실하다”고 했다. 최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담화에서도 교황은 인공지능이 피조물을 위협하지 못하도록 ‘윤리적 제한’을 둬야 한다고 언급했다.
AI 기술이 학문의 차원을 넘어 실무영역으로 다뤄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심포지엄에서 발표자 한창현(모세) 신부가 말했듯 AI와 같은 최첨단 기술을 인간에 이롭게 하는 데에 교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