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AN]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열 개발 프로젝트에 반대 시위에 나선 토착민과 언론인을 폭력적으로 진압하자, 인도네시아 교회가 시민단체와 함께 정부의 폭력적 시위 단속을 비난했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10월 2일 동누사틍가라주 플로레스 섬의 망가라이 레전시에서 포코 레옥 주민 4명과 지역 신문사 ‘플로레사’ 편집장 해리 카부트를 폭행하고 구금했다. 이들 포코 레옥 주민은 국영 전력회사인 PLN이 지열 발전소 건립을 위해 조상들의 땅을 측량하자 이를 막았다. 시위 도중 한 주민은 경찰에게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했고, 카부트 편집장은 머리와 목에 멍이 들었다. 이들은 경찰차에 4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풀려났다.
이에 인도네시아 프란치스코회의 정의평화창조보전위원회 얀시아누스 데롱 신부는 폭력 진압에 책임이 있는 망가라이 경찰청장 에드윈 살레의 직위해제를 요구했다. 데롱 신부는 “아울러 포코 레옥 주민들을 향한 군경과 전력회사의 폭력을 멈출 것을 요구한다”면서 “정부는 이 프로젝트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인도네시아 언론인 안전 연합(Indonesian Journalist Safety Coalition)도 경찰에 카부트 편집장을 폭행한 경찰관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경찰청장을 비롯해 모든 경찰은 민중의 저항을 취재, 보도하는 언론인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살레 경찰청장은 마을 주민과 언론인을 구금한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이들은 구금된 것이 아니라 시위대를 부추겨 범법행위를 조장했기 때문에 시위대와 ‘분리’된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2년부터 포코 레옥에서 3km 떨어진 울룸부에 지열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포코 레옥 지열 프로젝트를 통해 이 발전소를 확장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정부와 PLN은 최근 포코 레옥 지역의 토지를 측량하고 구멍을 뚫을 지점을 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지역 14개 마을 중 3개 마을만 프로젝트에 찬성하고 나머지 11개 마을은 조상들의 땅을 팔 수 없다며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플로레스섬 주민 대부분은 가톨릭신자이며 이들 포코 레옥 마을 주민은 루텡교구 신자들로, 농사와 가축을 길러 생활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7년 플로레스 섬을 지열발전 지구로 선정했으며, 최대 902메가와트까지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동누사틍가라주 전력 사용량의 65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