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종합] 영국의 그리스도교 교회와 프로라이프 운동 지도자들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조력 자살 허용 법안 도입은 취약한 인간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비도덕적 행위라고 경고했다.
가톨릭계 통신사들에 따르면, 영국 노동당 킴 리드비터 의원이 오는 10월 16일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의 성인이 잉글랜드와 웨일즈 지역에서 화학적 도움을 받아 자살에 이를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하원에 상정할 예정이다.
잉글랜드와 웨일즈 주교회의 생명위원회 위원장 존 쉐링턴 주교는 안락사가 합법화된 캐나다와 미국 오리건주 등의 사례를 들어 이 법안이 결국은 안락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조력 자살의 합법화는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할 것”이라며 “조력 자살의 합법화가 결국은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는 광범위한 증거 자료가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쉐링턴 주교는 임종을 앞둔 환자들이 존엄성을 간직한 채로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돕는 호스피스와 기타 다른 보건 서비스 기구들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며 그러한 기관들이야말로 죽어가는 이들을 참되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안건은 지난 2015년에 하원에서 발의됐으나 찬성 118표, 반대 330표로 부결됐다. 현재 조력 자살법에 대해 지지 입장을 표시하고 있는 키어 스타머 총리는 당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었다.
현재 조력 자살 또는 안락사에 대해 지지하는 비율은 크게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리버풀의 생명운동 활동가인 데이비드 알톤은 “안락사법은 일단 허용되면 되돌릴 수 없는 악법”이라며 “우리의 과제는 통증 완화 돌봄,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신성 불가침성을 지지하는 인식 증진”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에서는 올해 초 저명한 언론인이자 강연자인 에스더 란첸이 말기암 상태에서 조력 자살 투표를 요청한 이후 조력 자살법에 대한 논의가 급속하게 일기 시작했다.
영국 현행법상으로는 자살을 돕는 행위는 14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조력 자살법을 추진하는 리드비터 의원은 “죽어가고 있고 자기 생명에 대한 결정을 내릴 만큼 온전한 정신을 가진 사람에게는 덜 고통스러운 죽음에 대한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론은 조력 자살이 허용될 때 가족들에게 짐이 될 것을 우려하는 불치병 환자들에게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