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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미국 녹스빌에서 만나는 김대건 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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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곳은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녹스빌이다. 이곳의 한국인 가톨릭신자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매달 첫째 주, 셋째 주에만 한인 미사를 드릴 수가 있다. 다행히도 2시간 반 거리의 내슈빌 한국순교자본당에서 사목하시는 이영승(아우구스티노) 신부님이 우리 공동체에 와 주셔서 이곳 Most Sacred Heart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Most Sacred Heart 주교좌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마다 아름다운 성당 모습에 반하며, 이렇게 멋진 곳에서 30명 남짓 작은 공동체가 미사에 참례할 수 있다는 것이 늘 너무 황송하다. 이런 감사한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우리 순교 성인들의 희생과 한국 가톨릭 역사의 특별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가톨릭 역사를 볼 때, 한국천주교회는 스스로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이고 교회를 세운 유례없는 경우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이곳 미국 가톨릭교회에서도 매해 순교자성월이 되면, 한국의 103위 성인을 기억하고 그분들을 위해 기도드리고 있으니 말이다.


평소 내가 다니는 현지 성당인 St. Mary 성당 달력의 9월 이미지에는 한국 103위 성인의 그림과 기도문이 들어있다. 그리고 우리 공동체가 한인 미사를 드리는 Most Sacred Heart 성당의 돔 천장에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와 마리아, 요셉이 가장 윗부분에 그려져 있고, 바로 밑에 다른 여러 성인과 함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형상이 그려져 있다.


미국 가톨릭교회의 다양한 나라 공동체 대표 성인들을 표시한 것인데, 우리 한국 공동체의 대표 성인으로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이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계신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한인 미사를 봉헌하러 갈 때마다 한복 입으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바라보면서 항상 감사 기도와 성인의 전구를 청하게 된다.


우리 가톨릭 신앙 선조들의 숭고한 희생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 가톨릭교회가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순교자들의 신앙은 이렇게 타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한국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밝은 등불로 우리 신앙생활을 비춰 주시고 모범이 되어 주시는 순교 성인들에게 감사 기도를 드린다.


글 _ 정현주 로사(미국 녹스빌 한인 천주교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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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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