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교회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 시복을 위한 '희망의 순례' 여정에 더 많은 이가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는데요.
최근엔 '희망의 순례' 참가자들이 전북 군산 신시도를 찾아 시복을 기원하는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쁜 소식 널리 전하며~ 희망의 순례길을 달려가보세~"
전북 군산시 신시도에 '순례 아리랑' 가락이 울려 퍼집니다.
한국 교회 두 번째 사제,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시성을 기원하는 '희망의 순례'가 신시도에서 진행됐습니다.
지금 이 곳 신시도는 최양업 신부가 중국에서 부제서품을 받고 돌아와 처음으로 밟은 고국 땅입니다.
돌아오던 길에 배가 좌초돼 이곳에 한 달 동안 머물렀는데요,
결국 조선이 아닌 중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곳이기도 합니다.
신시도를 찾은 '희망의 순례' 참가자들은 11년이 넘도록 전국을 누빈 '땀의 증거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기원하며 미사를 드렸습니다.
미사는 순례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한 배은하 신부가 주례를 맡고, 열 명의 사제가 공동 집전했습니다.
<배은하 신부 / 원주교구 순교자현양위원장>
"우리는 아직도 희망을 잃지 않고 아직도 낙담하지 않으며 여전히 하느님의 자비를 바라고 하느님의 전능하시고 지극히 선하신 섭리에 온전히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랬던 신부님의 마음으로 우리도 순례 길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고…"
신자들은 미사를 통해 최양업 신부의 삶을 다시금 되새겼습니다.
<윤혜숙 율리아 / 인천교구 상1동본당>
“(최양업 신부가)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고향으로 못 가시고 여기서 다시 압록강으로 다시 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가슴이 아프고 그때 그 심정을 어떻게 이루 말할 수가 있겠어요. 그런 맘으로 미사를 드렸습니다.”
<이종문 요셉 / 서울대교구 용산본당>
(최양업 신부의 삶 같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현재 우리 천주교가 이 정도의 역사를 쌓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사를 공동 집전한 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 황창연 신부는 시복시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웠습니다.
<황창연 신부 / 수원교구 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
"기억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억에서 잃어버리면 신부님도 잃어버리는 거고, 신부님의 삶, 신부님의 업적, 다 잃어버리는 거죠. 그래서 기억하기 위해서 시복하고 시성하는 거예요."
참가자들은 해미국제성지로 이동해 이날 희망의 순례 여정을 이어갔습니다.
희망의 순례자 명부는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현양자료로 사용되며, 교황청 시성부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