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희망의 증인 되자’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성식을 주례하고 있다. OSV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복자 14위의 시성식에서 강론하고 있다.OSV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위해 목숨 바쳤던 ‘다마스쿠스 순교자들’ 11위를 포함해 14위의 새 성인이 탄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시성식을 열고 자신의 삶과 생명을 다해 하느님을 증거하고 신앙의 모범을 보인 14위를 시성했다.
이날 성인품에 오른 이들은 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설립자 복자 주세페 알라마노 신부와 1860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순교한 마누엘 루이스 로페스 신부를 비롯한 작은형제회 수도자 8명과 평신도 순교자 3명, 캐나다 출신으로 성가정 작은 자매 수도회를 설립한 복자 마리-레오니 파라디 수녀, 성령의 오블라띠 수도회 창립자 엘레나 궤라 수녀 등이다.
교황은 강론에서 “새 성인들은 예수님의 길을 따라 봉사하고 섬기는 삶을 실천했다”면서 “새 성인은 자신이 맡은 사도직을 수행하며 세속적 욕망과 권력에 대한 갈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형제자매의 종이 되어 선을 행했고,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하게 믿음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또 “성인들은 삶을 통해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영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초대에 귀 기울이며 우리에게 봉사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며 “우리도 성인들의 뒤를 이어 그리스도를 따르고 그분을 섬기며 세상을 위한 희망의 증인이 되자”고 당부했다.
바티칸 뉴스 등 외신들은 이번 시성을 통해 “확전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중동 지역에 ‘희망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예루살렘 성지보호구 루크 그레고리(작은형제회) 신부는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동의 그리스도인이 마주한 상황은 1860년대 순교자들이 순교하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이번 시성은 중동의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다시금 돌아보고, 현지 그리스도인들에게 새로운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징표’를 전해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 땅에 전쟁이 멈추고 평화가 찾아와 많은 이가 순교자들의 영성을 떠올리며 순례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