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4년 수녀 6명 평안도 의주 도착
본당·의료·여성직업교육 사도직 헌신
한세기 소외된 이들 위한 선교 펼쳐
“메리놀수녀회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한국에 왔습니다. 우리는 사랑을 받았고 한국인들과 하나가 됐습니다. 한국 선교 100주년을 축하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메리놀과 한국인들은 앞으로도 함께 모든 창조물들을 위한 포용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 여정을 축복합니다.”(미국 메리놀수녀회 총원장 테레사 허넌 수녀)
테레사 허넌 수녀는 18일 열린 메리놀수녀회 한국 선교 100주년 기념차 방한해 미사 중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 세기 메리놀수녀회의 노고를 술회하며 감격스러운 듯 목이 메이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이날 기념 미사와 행사에는 메리놀수녀회 한국·일본 분원과 미국 본원 수녀들이 참석해 100년 여정을 축하했다. 메리놀외방전교회 사제와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 수도자, 메리놀어필리에이트 단원 등 400여 명이 함께 자리했다. 회관 내에선 선교 역사가 기록된 사진전도 열렸다.
미사는 메리놀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 안구열(리차드 어거스틴) 신부 주례로 거행됐으며, 독서와 복음·보편지향기도 등은 수녀회를 위한 기도로 봉헌됐다. 이날 미사 중 예물은 세상 끝까지 사랑을 전파하고자 하는 상징으로 지구본과 한국에서 반세기 넘게 선교한 문 요안나(진 맬로니, 한국명 문애현) 수녀의 일기, 수녀회 첫 한국인 수녀 장정온 수녀(장면 총리 누이)와 수녀회 창립자 마더 메리 조셉 로저스 수녀의 사진이 봉헌됐다.
미사 후 참석자들은 100년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을 시청하고, 성골롬반수녀회가 메리놀수녀회의 한국 선교 초창기 모습을 재현하는 단막극을 관람했다. 참석자들은 낯선 땅에 찾아온 수녀회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한국 선교 100년을 축하했다. 개신교 신자이지만 13년간 수녀회에서 영어 성경공부를 했다는 지연희씨는 “낙후된 국가의 환경을 감수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 데 대해 감동스럽다”고 말했다.
메리놀수녀회는 1924년 메리 르듀크 원장 수녀를 비롯한 수녀 6명을 한국으로 파견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수녀들은 미국 뉴욕 본원을 떠나 그해 10월 21일 평안도 의주에 도착했다. 수녀회는 곧장 의주에 임시본부를 세우고 사도직 활동을 전개했다. 주로 교리교육과 본당·의료·여성직업교육 사도직에 헌신했고, 1932년엔 한국에서 시작된 첫 수도공동체인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설립을 도왔다. 지난 100년 동안 한국의 소외되고 억압받는 이들 곁에서 지내왔다. 100년 동안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펼친 수녀는 12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