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성심 발현 350주년 대희년을 보내고 있는 성모마리아방문봉쇄수녀회는 16일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수녀회 한국 분원에서 성녀 마르가리타 마리아 알라코크(1647~1690)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전대사를 받았다.
이한택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예수님께서는 성녀를 통해 당신의 거룩한 심장을 우리에게 보여주면서까지 큰 사랑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면서 “그 간절한 사랑의 초대에 응답하는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하자”며 가정의 평화 등 예수 성심의 12가지 은총을 읽고 해설했다.
방문수녀회 소속이었던 성녀는 1673년 12월 27일부터 1675년 6월 16일까지 네 번에 걸친 환시 중에 예수 성심 발현을 체험하고 메시지를 받았다. 환시에서 예수님은 가슴에서 심장 모양을 한 불길을 꺼내 성녀의 가슴 속에 넣어줬다. 예수 성심의 전파 사명을 성녀에게 맡기며, 예수 성심을 공경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공경하도록 권하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 사랑을 부어 줄 것을 약속했다. 예수 성심 축일을 제정하고 예수 성심 금요일과 성시간을 장려하라는 임무도 줬다.
복자 비오 9세 교황은 1856년 예수 성심 축일을 전 세계 축일로 확대했고, 1873년 예수 성심 성월을 정식 인가하면서 교회의 공적 신심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녀는 1920년 5월 13일 베네딕토 15세 교황에 의해 시성됐다.
프랑스 오툉교구의 베노아 리비에르 주교는 예수 성심 발현 35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내년 6월 예수 성심 대축일까지 대희년을 지내기로 결정했다. 대희년 기간 중 성녀가 속했던 프랑스 파레 르 모니알(Paray-le-Monial)에 있는 방문수녀회를 순례하면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월 5일 수요 일반알현에서 예수 성심 발현 350주년 기간 중 ‘영적 아름다움이 깃든’ 예수 성심에 관한 문헌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예수 성심은 예수님의 희생과 사랑을 감사하는 데서 나아가 그 사랑에 응답하는 차원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신심이다. 예수 성심께 보답하다 보면 그리스도와 인격적 관계를 맺게 되고 결국 더 큰 사랑과 위로를 받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분원장 마리 안젤라 수녀는 “한국 신자들에게 예수 성심이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발현 350주년을 맞아 예수 성심이 보여주신 사랑을 새롭게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 마음 안에 모든 인간의 감정이 다 포함돼 있다”며 “힘들고 어려울 때 나에게 오면 안식을 주겠다고 하신 그 사랑이 바로 예수 성심”이라고 전했다.
전 세계 방문수녀회 수녀들은 성녀에게 전해진 메시지를 이어받아 매월 첫 금요일에 성체조배를 하고, 매일 정해진 기도 시간 외에 1시간 30분씩 묵상하고 있다. 창에 찔린 예수님의 마음을 위로하고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도록 지향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