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자발라 추기경<사진>이 “두 국가 해법은 이제 현실적이지 않다”며 “보다 새롭고 창의적인 평화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미국 가톨릭방송 EWT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발발한 뒤 성지의 형제자매들은 최악의 시기를 맞이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성지 곳곳에서 들려오는 ‘증오의 언어’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평화는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너무 먼 이야기”라며 “교회가 우선으로 내야 할 목소리는 ‘휴전’에 대한 것이고, 휴전이 이뤄지고 나면 중동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회는 양 국가 간 협상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저마다 고유의 역할이 있듯 교회의 역할은 사람들이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피자발라 추기경은 “현재 상황은 너무나 끔찍하다”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은 여느 전쟁과 같이 끝날 것이기에 제가 우려하는 건 전쟁이 아니며 이후에 일어날 더욱 처참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쟁으로 기아 문제가 속출하고 있지만 현재 지원되는 국제원조기구 기금만으로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200만 명을 돌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신자들이 성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하고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위해 최대한 지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에는 “폭력은 해결책이 아니다”며 “여러분은 모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로서 서로 대항하지 말고 이웃으로 여기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