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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장례 문화 ‘종교적 혼합’ 심각,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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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회 장례 문화 안에서 종교적 혼합이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예식적 차원에서는 천주교를 따르지만, 사고나 의식에서는 유교나 불교의 사고와 의식으로 접근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교회 가르침과 어긋나는 상장 습속을 교회 상장례와 혼동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이 천주교회에는 없지만, 한국 상제례 문화에서 당연히 여기는 ‘49재’와 ‘탈상’ 등의 관습이다. 죽은 이를 주님께 보내드리고 유가족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는 의미를 유교의 탈상과 불교의 윤회 사상에서 기원한 49재에서 찾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에 대해 교계 전문가들은 “그리스도교는 삶, 죽음의 부활이라는 직선적 역사관을 지니고 있는데, 특히 윤회설에 기반 둔 49재를 지키는 것은 신앙의 근본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런 경향에 대해 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윤종식(티모테오) 신부는 ‘장례 교육의 부재’를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 예식적 차원에서 천주교 전례를 따르지만, 각 예식에 관해 설명해 주고 교육하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장례에 대한 교육은 거의 연령회에 국한돼 시행되는 실정이다. 수원교구 연령회 연합회 김태은(안셀모) 회장은 “본당 연령회장님들이나 회원들이 상장례 및 연도에 대해 많은 문의를 해 온다”며 “상장례 교육은 모든 신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이기에 본당별 전 신자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잘못된 토착화 노력’도 이유로 지목된다. 윤 신부는 “‘토착화’라는 미명하에 설과 추석 위령 미사에 유교 제사상을 제단 앞에 차리고 불교 49재를 따라 49재 미사를 드리는 일부 사목자들의 경향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천주교 본연의 장례에 대한 파스카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생각해 봐야 할 몫이다. 병자성사와 장례미사를 통해 드러나는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으로 이어지는 파스카 희망에 대한 교육이 매우 드문 상황이다.


결국 ‘교육’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연령회와 전례 봉사자뿐만 아니라 일반 신자들에게도 천주교 장례의 의미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에 따른 신앙생활에 대해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례와 위령에 대한 사목적 차원에서, 모든 사제가 장례와 위령에 대한 천주교의 파스카적 의미를 드러내고 참된 신앙으로 신자들을 인도하는 사목으로 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돕는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구체적인 실천 사항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설과 한가위 명절 미사 전이나 후에 거행하는 ‘조상에 대한 효성과 추모의 공동 의식’에 관한 지침은 이미 2012년 주교회의 춘계 총회에서 승인된 바 있다. 윤종식 신부는 “불교의 49재는 성령강림의 오순절을 기준으로 선종 50일째 미사로 대체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대에 맞는 장례 예식 필요성도 대두된다. 최근 매장이 아닌 화장 후 납골당에 모시는 문화로 변화된 가운데, 이에 맞는 장례 예식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전례학자는 “‘화장’에 대한 기도나 예식이 장례 예식서에는 없지만, 「상장 예식」의 제4장 장례에 제6절 ‘화장’ 부분이 있어서 이것으로 거행되고 있다”며 “다음에는 장례 예식에 들어가야 할 부분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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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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