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시대는 다른 어떤 시대보다 도덕과 윤리가 강조되고 피조물로서 인간의 위치에 대한 각성이 요구되는 시기”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구가톨릭대 교수 김도현 신부는 10월 25일 한국가톨릭문화원이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본 가톨릭교회의 AI에 대한 가르침’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신부는 “많은 사람이 AI를 직장과 산업, 삶의 방식 전반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로 여기지만, 어느 누구도 AI 연구의 중단을 선언하는 사람은 없다”며 “strong AI(강인공지능)는 바로 하느님을 닮은 피조물인 인간이 인간을 닮은 피조물을 창조하려는 행위를 통해 인간 스스로 창조주가 되고자 하는 오랜 욕망의 현실화일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strong AI가 몰고 올 모든 신앙적 도전은 기술 뒤에 숨어 하느님 자리에 앉고자 하는 인간의 오랜 욕망, 즉 교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우리는 AI로 인해 알고리즘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인지, 아니면 AI를 인간 삶에 유용한 도구로 활용할 것인지 선택의 길에 놓여 있다”며 “AI 시대의 여러 도전에도 불구하고 AI를 온전한 인간 커뮤니케이션에 봉사하는 도구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가 거론한 strong AI는 인간과 유사한 능력을 가진 새로운 이성적 존재, 더 나아가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지닌 AI를 일컫는다. 영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로봇처럼 인류에 두려움을 주는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은 AI를 의미한다.
이번 세미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올해 제58차 홍보 주일 담화인 ‘인공지능과 마음의 지혜 : 온전한 인간 커뮤니케이션을 향하여’를 주제로 열렸다. 김 신부에 이어 이화여대 박성희 교수( AI 시대의 저널리즘: 도전과 과제), 서강대 원용진 교수(AI 시대의 미디어 윤리), 캣츠랩 박승일 소장(인공지능, 비판적 리터러시를 위하여)이 발표했다.
가톨릭문화연구원 원장 김민수(서울대교구 상봉동본당 주임) 신부는 “이번 세미나는 AI 시대에 우리가 신앙을 어떻게 지켜나갈지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