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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주년 맞은 분도출판사…‘한국 인문학에 공헌한 역사 돌아보며 새 방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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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경계를 넘어 한국 인문학에 이바지해 온 분도출판사(사장 김성찬 마태오 신부)의 62년을 되새기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포럼이 열렸다. 한국 신학 토착화에 초석을 다졌던 분도출판사의 지난날을 높이 평가하면서, 오늘날 신자들이 살아가는 구체적 현실에 응답하고 있지 않은 한국교회 출판문화를 비판하는 자리였다.


11월 1일 경북 왜관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한국 인문 서적의 뿌리, 분도출판사’라는 주제로 열린 이 자리는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성한기 요셉)와 칠곡군(군수 김재욱)이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공동 진행하는 ‘인문도시지원사업’(단장 최원오 빈첸시오)으로 마련됐다.


발제는 한상봉(이시도로) 가톨릭일꾼 편집장이 맡았다. ‘분도출판사 순례기’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한 편집장은 사회정의 관점에서 성경과 교회문헌 등을 엮은 「현실에 도전하는 성서」(1973), 「해방신학」(1977), 「분도소책」 총서 등을 의미 있는 결과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성경(聖經)과 성전(聖傳)을 신앙의식의 토대로 삼아온 가톨릭교회에 「200주년 신약성서」와 2022년까지 31권이 나온 ‘교부 문헌 총서’를 출간한 점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한 편집장은 “우리 교회와 신학이 당대의 세계와 인간들에게, 특별히 그리스도인에게 질문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지 않는다면, 기성 교리와 신학이 대중에게 박물관의 소장품처럼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며 “분도출판사에서 출간된 책 가운데 특별히 도전적 감흥과 논리를 제기해 줬던 작품이 꾸준히 발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편집장은 “지금은 우리 사회와 교회가 긴급하게 요청하는 문제들을 담아낼 그릇은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시대적 전환에 민감하게 반응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발제에 대해 첫 번째 논평자로 나선 김정용 신부(베드로·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의교서 「신학의 진보를 위하여」를 언급하면서 “탁상공론의 신학 극복, 세상 현실과 인간의 고통에 대한 신학적 응답 등 교황이 제안하는 신학의 쇄신 방향을 한국교회 출판문화 차원에서도 적극 수용한다면 바람직할 것”이라며 “지금, 여기에서 해방하고 구원하는 복음의 육화(토착화)를 추구해야 하는 교회의 근본 사명은 교회 모든 차원에서 수행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 논평자인 민중신학연구자 김진호 홀가분출판사 대표는 “분도출판사의 족적은 ‘세상에 응답하는 책’을 펴냈고, ‘인문학적 요구에 응답하는 책’을 냈으며, ‘신앙의 초석’을 놓는 책을 발간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 대표는 “분도출판사가 꿈꾸는 미래는 독서하는 이를 위한 책을 내는 것이어야 한다”며 “다중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공론에서 선교가 발생한다는 점을 생각하며, 독서의 공론장을 만들어내는 것이 목적이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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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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