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바티칸 추기경들의 사제 생활비를 삭감했다. 교황청 재무원 막시미노 칼바레로 레도 사무총장은 교황의 서한을 받고 10월 18일 추기경단에 이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바티칸은 이곳에 상주하는 추기경들에게 지급되는 성무활동을 위한 사제 생활비가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다만 이탈리아 통신사 안사(ANSA)는 이를 약 5500유로(한화 약 820만 8000원)로 추산, 삭감된 이후에는 약 5000유로(한화 약 746만 원)로 봤다. 생활비 중 삭감 대상은 ‘비서 수당’과 ‘사무실 비용’으로 알려졌다.
칼바레로 사무총장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교회의 이익을 위한 길”이라면서도 “진정한 협력 정신으로 함께해줄 것을 믿는다”고 추기경들에게 밝혔다.
교황은 9월 추기경들에게 “모든 사람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단지 ‘적자 0(zero)’라는 이론적 목표를 넘어 실제로 달성 가능한 목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었다.
최근 바티칸의 적자는 8300만 유로(한화 약 123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메사게로(Il Messagero)는 사도좌 직무 수행을 보조하고, 전 세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교황청의 자선활동을 위해 전 세계 가톨릭 신자가 각 교구에서 자유로이 바치는 베드로 성금(Peter’s Pence)은 감소한 반면, 바티칸 직원 4000여 명에 대한 급여는 한 달에 약 1000만 유로(한화 약 149억 2600만 원)씩 지출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페인 신문 유로파 프레스(Europa Press)는 추기경 생활비 삭감으로 연간 18만 유로(한화 약 2억 6800만 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추기경 생활비 삭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3월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바티칸 상주 추기경들의 생활비를 10 줄인 적이 있다. 2년 뒤에는 바티칸 고위 관계자들이 거주하는 주택에 대한 혜택을 없애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