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2025년 희년을 상징하는 마스코트 ‘루체(Luce)’를 10월 28일 공개했다. 이탈리아어로 빛을 뜻하는 루체는 바티칸시국 국기 색인 노란색 우의를 입고 진흙 묻은 부츠를 신은 소녀의 모습이다. 세계적 순례지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상징하는 조개껍데기 모양의 반짝이는 두 눈도 눈길을 끈다.
루체는 ‘교회의 젊은 순례자들을 희망과 믿음으로 인도한다’는 의미를 담아 제작됐다. 희년을 담당하는 교황청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장관 직무대행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기자회견에서 “루체는 젊은이들이 사랑하는 대중문화를 받아들이려는 교황청의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청이 마스코트 캐릭터를 선보이며 젊은이들에게 더욱 다가가고자 하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교황청은 최근 유럽 최대 만화축제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루카 코믹스 앤 게임즈(Lucca Comics & Games)’에서도 ‘루체와 친구들’이라는 부스를 개설해 마스코트를 선보였다. 교황청이 이 축제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루체를 비롯해 각양각색의 우의를 입은 동료 캐릭터들은 모두 이탈리아의 캐릭터 브랜드 ‘토키도키(tokidoki)’의 공동 창립자 시모네 레뇨가 디자인했다. 레뇨는 “교황청이 대중문화에도 문을 활짝 열어준 것에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마스코트를 제작했다”며 “루체가 젊은 세대의 다양한 감정을 어루만져 주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루체는 내년 4~10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엑스포 2025에서도 ‘바티칸의 얼굴’이 될 예정이다. ‘아름다움은 희망을 가져온다’를 주제로 마련될 교황청 부스에는 루체와 함께 카라바조의 ‘그리스도의 매장’도 함께 전시된다.
가톨릭교회에서 은총과 순례의 성년을 의미하는 ‘희년’은 일반적으로 25년마다 돌아온다. 2013년 신앙의 해와 2016년 자비의 해 같이 교황이 특별 희년을 선포할 때도 있다. 올해 12월 24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을 활짝 열며 시작되는 희년은 2026년 1월 6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희년 개막 전까지 로마에서는 ‘희년은 문화다’ 콘서트 등과 같은 각종 문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교황청은 희년을 맞아 약 3000만 명의 순례자가 로마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