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가 연례 정기총회 중 군종 사목 일선에서 활약하는 본당 사제들의 시노드 모임을 열었다. 국군 장병 및 군인가족의 사목을 책임지는 군종 사제들은 성령 안에서 대화에 귀 기울였다.
군종교구는 5~8일 열린 정기총회 중 2박 3일간 ‘시노드를 위한 본당 사제 모임’을 가졌다.
첫날 강의를 맡은 박용욱(대구대교구 사목연구소장) 신부는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해 의식 속의 성직주의를 타파하고 성령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 박 신부는 지난 4월 로마에서 열린 시노드를 위한 모임 참여를 소회하며 “당시 99개국에서 모인 신부님 193명 모두 교회 엘리트가 아니었다”며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평범한 신부들의 말을 경청하고 격려하며 사제들에게 신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시노달리타스를 살아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모임에 참여한 사제들은 10개 조로 나뉘어 시노달리타스를 위한 사제들의 자세에 대해 토의했다. 대화의 남용과 독점을 막기 위해 모래시계를 사용했다. 대화 중에 나온 이야기를 새기고자 묵상 시간도 가졌다. 그룹토의 중에는 군종 사목을 담당하는 사제들의 고충이 오갔다. 한 사제는 “교회 사목보다 군인으로서 훈련에 집중하게 될 때면 ‘군종신부’인지 ‘신부군종’인지 정체성의 혼란이 올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사제들은 “사목의 발전을 위해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경청해야 한다” “장병들에게 더 다가가야 한다”는 등의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한 사제는 “그동안 듣기보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것이 익숙했다”면서 “공감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다시금 마음 안에 불러일으키는 것이 진정한 시노달리타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군종사제들이 시노드 정신을 군종 사목을 하면서 실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털어놨다. 위계 질서가 뚜렷한 군대라는 특수한 현장에서 시노드 정신을 발휘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룹 토의를 마친 사제들은 군종교구 내 선후배 사제들 간 대화의 의미를 체감하며, 이같은 시노드 모임이 이어지길 바랐다. 이동진(해군 충무대본당) 신부는 “선후배 신부들이 수평적 관계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군종교구 총대리 이응석 신부는 “군종교구 사제들이 경청과 대화의 시노드 정신을 체득하는 차원에서 연례 정기총회를 시노드 방식으로 마련했다”며 “서로 경청하는 가운데 성령이 어떻게 다가오는지 잘 느끼고 나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 군종교구는 정기총회 중 연례 정기보고와 교구장 서상범 주교 주관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호국영령을 기리며 미사도 봉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