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 기사단이 8일 지난 40년간 환급지원성소프로그램(RSVP)을 통해 전 세계 신학생·수련자·청원자 등 성소자에게 1억 달러(한화 1394억 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1981년 운영을 시작한 RSVP는 성소자가 경제적 상황으로 성소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교구가 성소자 1명당 500달러(한화 약 70만 원)를 장학금으로 지원하면, 콜럼버스 기사단이 100달러(한화 약 14만 원)씩 교구에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기사단은 교구와 본당으로부터 성소자들을 위한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콜럼버스 기사단 세계 대표 패트릭 켈리 대기사는 이날 “RSVP는 수만 명의 성소자가 교회와 하느님 백성을 섬기라는 주님의 부름에 응답하도록 지원해왔다”며 “기사단의 성소자 지원은 교회와 성찬례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RSVP 설립 배경에는 기사단 창설자인 복자 마이클 조셉 맥기브니 신부의 특별한 사정이 담겨있다. 맥기브니 신부는 신학생 시절 부친 선종 후 경제적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신학교를 떠나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때 미국 교회 하트퍼드대교구의 한 주교가 재정적으로 도와줘 무사히 사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켈리 대기사는 “맥기브니 신부에 대한 주교의 도움이 없었다면, 기사단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RSVP는 성소자들을 지원해 우리가 받은 사랑을 교회에 보답하고, 차세대 사제와 수도자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코네티컷 주(州) 출신 맥기브니 신부는 1882년 고향 뉴헤이번의 가난한 이민자 가정을 보살피기 위해 소규모 신심 단체를 설립했다. 이것이 14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전 세계 1만 6800개 이상의 교구에서 210만 명 넘는 기사 형제들이 자선·일치·형제애·애국심 등 4대 덕목을 실천하는 콜럼버스 기사단의 모태다. 한국에 진출한 지는 올해 꼭 10년이 됐다. 맥기브니 신부는 2020년 10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