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신자분들이 모금으로 지원해 주신 노트북과 모니터, 정말 소중히 사용하겠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해 우리 아이와 함께 씩씩하게 잘 생활하도록 하겠습니다.”
11월 24일 자 「서울주보」 주교좌명동대성당(주임 조성풍 아우구스티노 신부) 소식 코너에는 목포 성모의 집에서 아기를 키우며 대학에 다니는 한 엄마의 사연이 실렸다. 본당의 ‘천원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천사가 되자’(이하 ‘천원의 사랑 실천’) 프로젝트 지원을 받고 보내온 감사 편지였다. 이날 주보에는 11월 자오나 학교 후원에 고마움을 전하는 편지도 소개됐다. 지원금 덕분에 기숙사 컴퓨터를 최신식으로 바꿀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본당이 사회적 약자를 돕는 취지로 올해 2월부터 시작한 ‘천원의 사랑 실천’ 프로젝트가 10개월 동안 23곳에 사랑을 전하는 ‘오병이어의 기적’을 이뤘다.
본당은 11월 23일 오후부터 성당 마당에 설치된 게시판을 통해 천원의 사랑 실천 후원금이 전해진 곳을 표시하고 각각 얼마의 성금이 기부됐는지 공유했다. 매달 마지막 주일, 당월 모금 내용과 봉헌 사항을 공지해 왔지만, 그동안 신자들이 전한 전체 후원금 규모를 알리고 내년 희년 한 해 동안 이웃 돕기 노력을 더 열심히 해보자는 취지다.
천원의 사랑 실천 프로젝트는 매달 첫째 주일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이 자율적으로 1000원을 ‘천사 바구니’에 봉헌하면, 본당은 봉헌금의 10를 추가한 성금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명동 밥집 후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3개 시설·단체에 정성이 전해졌다. 신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은 9934만원. 여기에 본당 지원액 10와 기타 금액을 합친 총 1억1956만4300원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에 쓰였다.
별도의 ‘천사가 되어주세요 위원회(위원장 서범석 바오로)를 구성해 후원 대상과 선정 작업을 진행했던 본당은 직접 후보 기관을 방문해 상황을 살펴본 뒤 위원회 전체 회의로 지원을 확정했다. 지원도 대상자가 필요로 하는 물품 또는 그에 상응하는 현금을 지정 기탁하는 형식으로 해서 한 발 더 어려운 이웃 사정에 다가가려 노력했다.
신자들의 호응도 컸다. 시작한 지 5회째인 6월부터 모금액은 매달 천만 원을 넘어섰고 11월에는 1300여만 원이 모였다. 요즘은 기금을 모으는 ‘천사 바구니’에 1만 원권, 5만 원권도 다수 놓인다. 천원의 사랑 실천이 신자들에게 사랑 나눔과 복음 실천의 자긍심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조성풍 신부는 “프로젝트가 시작되며 처음에는 500여만 원이었던 모금액이 점점 커지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숯불이 모여 커다란 숯불을 이루는 것을 체험했다”며 “모두의 관심과 참여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예수님 사랑 실천과 이웃 사랑 실천이라는 면에서 더 많은 참여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