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 소재 대전교구 내포교회사연구소(소장 김성태 요셉 신부) 뒷편 공터가 공주 향옥이 있던 곳으로 밝혀졌다. 공주 향옥은 박해시기 천주교 신자 197명이 순교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내포교회사연구소는 재단법인 한울문화유산연구원을 통해 공주 향옥 추정지 내 유적 시굴조사를 실시하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지역은 충청남도 공주시 교동 113-5 일원으로 내포교회사연구소 뒤에 있는 446.3㎡규모의 땅이다.
내포교회사연구소는 공주고도보존육성시행 계획안에 의거해 충청감영터 연구를 위한 학술발굴 조사를 11월 12일부터 18일까지 수행했다. 공주는 조선시대에 지방 행정의 중심지인 감영의 소재지이자 관찰사가 부임하는 행정의 중심지였다. 특히 천주교 신자가 많았던 충청도 지역에서 공주 향옥은 많은 순교자가 나온 곳으로,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장소이기도 하다.
해미국제성지 신앙문화연구원 서종태(스테파노) 원장에 따르면, 박해 시기 공주에서 순교한 신자는 282명, 이 중 향옥에서 197명이 순교했다.
서 원장은 “옥에서 교수형을 당하거나 고문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은 신자가 197명 가량”이라며 “압도적으로 많은 신자가 교수형을 받아 순교한 향옥도 성지로 조성해 그곳에서 순교한 신자들을 현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교회사와 향토사 연구자의 연구, 지역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충청남도 공주시 교동 113-5 일원에 공주 향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 내포교회사연구소는 연구소 자리를 이 곳으로 옮기고 조사를 시작했다.
시굴조사 결과 2층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문화층에서 석렬(石列·돌로 열을 지어 만든 시설)과 기와 폐기층이 확인됐다. 시굴을 실시한 한울문화유산연구원은 “석렬은 기록과 사진 등을 토대로 공주 향옥으로 추정되며 백자편, 기화편 등 조선시대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한울문화유산연구원 박호승 부장은 “옥터가 있는지 없는지 시험적으로 파본 결과 터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공주 옥터임을 증명하려면 정밀발굴이 필요하지만 출토된 유물만으로도 이 곳이 옥터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