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치안법원이 11월 19일 최대 규모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홍콩47)에 연루된 민주주의 운동가 45명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홍콩47 사건은 2020년 홍콩 입법회(국회) 선거에 출마해 합법적으로 민주화 운동을 하려던 야권 인사들이 국가 전복 혐의로 체포된 사건이다. 이들은 입법회 선거에 민주파 후보들을 내세우기 위해 비공식 투표(경선)를 시행한 이후 이 같은 혐의를 받았다. 2019년 중국 본토로 범죄인 송환을 가능하게 하는 송환법 시위 당시 기소된 모든 시위대에 대한 기소를 철회하고, 경찰의 폭력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이 담긴 선언문을 작성한 것이 근거였다.
이날 기소된 이들 47명 중 45명에게 징역 4~10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법학자이자 사회운동가였던 베니 타이에게는 2020년 제정된 홍콩 국가보안법이 정한 최대 형량인 징역 10년이 선고됐다. 그는 2014년 홍콩대 교수 시절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 혁명’을 조직했다.
이튿날 20일에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자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 지미 라이(76)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라이는 그가 발행하는 홍콩 신문 빈과일보(애플 데일리)에 실린 161건의 보도 등을 통해 2019년 송환법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이는 홍콩 서구룡 법원에서 “빈과일보의 핵심 가치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의 자유”라며 “이는 홍콩 국민이 수호하는 핵심 가치”라고 말했다. 2020년 12월 수용된 라이가 법정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무기징역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다.
라이의 재판일은 올해 ‘붉은 수요일’ 캠페인이 열리는 날짜와 공교롭게 맞아 떨어졌다. 붉은 수요일 캠페인은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 돕기’ ACN이 몇 해 전부터 현시대에 박해로 인해 순교하는 그리스도인의 피를 기억하고자 중요한 역사적인 건물을 붉은 조명으로 물들이는 것이다. 올해는 ACN 이탈리아 지부가 11월 20일 베니스를 순례하는 주요 길목인 베니스 대성당과 대운하, 리알토 다리 등을 붉게 물들였다.
